소설 서평 [좌와 벌(상)] 도스또예프스끼, 열린책들, 2011

 

 

문학이 독자들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문학은 우리가 살아내지 못한 삶에 대한 미련을 해결하거나, 언제가 살아내야만 할 삶의 예행연습을 시킨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우리의 희망적 삶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면 소설을 통해서 인간이 격을 수 있는 가장 극단인 선택의 상황을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인간의 원초적인 내면을 묘사한 소설 중에서도 [좌와 벌]은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죄와 벌]은 도스또예프스키가 이상적인 사회주의 모임의 일원이었다는 이유로 4년간의 유형생활에서 잉태된 소설이다. 살인(殺人)이라는 최악의 경험과 고독한 사랑을 통해서 인간의 영혼은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알고 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900페이지(열린책들 기준) 넘는 것을 읽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이야기의 도입부분인 1부와 2부은 사건의 전개보다는 주인공 라스꼴리나꼬프의 내면적 갈등묘사가

지루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책을 덮게 한다. 그러한 고통 속에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사건의 시작은 라스꼴리나꼬프가 전당포 노파를 죽이려하는 계획에서 시작된다. 대학생인 주인공은 돈이 없어서 학교도 관두고 이리저리 방황하고 사는 처지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다가 노파에 대한 적개심이 생겨나고 마침내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시작부터 100쪽까지 대부분 주인공의 심리묘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부분에서 사람들은 지치게 된다. 뚜렷한 사건 없이 독백과 묘사를 통해서 주인공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인간 내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의 심리적 갈등 묘사를 좋아할 수도 있다.

 

 

이 감정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느닷없이 뜻밖의 사면을 방은 사람이 느낀 것과 비슷했다고 할 수 있다. 272쪽

 

 

이 글은 주인공이 살인하고 괴로워하다가, 우연히 만난 마르멜라도프의 죽음을 본 후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부분이다. 그는 자기의 전 재산 25루블을 죽은 이 가족에게 주고 나옴으로써 느끼는 자기만족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이 부분은 도스또예프스키가 직접 경험한 느낌을 그대로 적어 놓은 것이다. 소설은 허구이지만, 작가의 경험에서 시작된다. 이상적 사회주의자로서 러시아 혁명 이전의 비참한 소시민의 삶을 묘사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켰다. 이러한 것들은 니체를 통해서 샤르트르의 실존주의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상에 내버려진 존재이지만, 이 세상은 한 번 살아볼 만 하지 않을까?

 

 

끝 2011.08.29

 

 

 

 

 

이준입니다, 니체, 사르트르, 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