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에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언젠가는 어려운 환경에서 꿈도 피지 못하는 아이를 입양해서 잘 키워봐야지'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보니 그런 생각이 얼마나 철이 없었던 생각인가 느껴요.

한 아이의 인생을 책임지고 보살핀다는게 얼마나 중요하고 많은 책임이 따르는 일인지 이제야 알 것 같거든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희망을 갖고 있어야지 하면서 이 책을 읽어내려갔습니다.

 

요즘은 티비프로그램에서도 수필책에서도 영화에서도 해외입양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봅니다.

정말 십년전과 다른 풍경인 것 같아요. 입양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이 시점에 책들도 같은 주제로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더군요. 그 중 제가 선택한 책은 우리 아이와 같이 읽을만한 책이랍니다.

그림도 글도 그리 입양이라는 주제처럼 무겁지 않고 마치..티비 만화 하나 보는 것 처럼

기분좋게 한 가족의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책일 것 같았거든요.

 

이 책은 한장 넘기자 마자 벽에다 목탄같은 것으로 벽에다 그림을 그리는 아빠모습과 가족그림이 그려있는 종이를 벽에다 붙이고 있는 아이의 모습부터 보인답니다. 아주 정겨운 가족 모습이지요^^ 그리고 그림 옆에는 등장인물과 입양이야기도 살짝 비추어요.

<헬가와 레나테도 입양됐어요> <리자가 입양한 토끼와 고양이> 이렇게 시작부터 입양이야기는 부담스럽지 않게 기분좋은 일이 되어갑니다^^

 

리자는 엄마,아빠가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걸 좋아한답니다.

무슨 이야기일까요? 바로 리자가 어떻게 엄마,아빠의 딸이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리자가 원할때마다 엄마,아빠는 리자를 안고서 <리자의 성장일기>를 꺼내들고는 마치 재미있는 소설책 읽어주듯이 그동안 스크랩한 사진들과 성장일기들을 리자가 오기전 옛날이야기부터 해주신답니다.

 

아이가 없는 부부의 아이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부분 / 아이가 갖고 싶어 가족상담소에 찾아간 이야기 / 아이를 데리고 오기전 부산스럽게 아이방을 멋지게 꾸미는 엄마,아빠의 모습 / 처음 잘라 내어 모아 둔 머리카락 / 유치원에 처음 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 / 리자의 어릴때 발도장 /

------ 정말 평범한 엄마,아빠들도 다 해주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간직하고 있는 엄마,아빠의 모습에 마음속에서 뜨거운 것이 느껴졌답니다.

 

지금 내 아이를 위해 이것저것 열심히 하는 내 모습에 리자 엄마의 모습도 충분히 상상이 가거든요. 사랑으로 가득한 마음에 아이 하나를 담는다는 것은 그 아이가 내가 아파서 낳은 아이이건 아니건 엄마의 마음은 똑같다는 것을 느낍니다.

리자는 어릴때부터 그런 엄마,아빠의 솔직한 모습과 사랑이 가득한 모습에 자신이 입양아인 것을 알아도 그 사실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친엄마의 그림도 자랑스럽게 그리는 그런 아이의 모습은 우리 입양문화의 미래가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