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형제가 많았던 나는 막내여서 바로 위 언니의 시샘을 한몸에 받으며 자랐네요.

그래서 내동생 달로 보내버려~가 아니라..내 언니 달로 보내버려~~외치고 싶었답니다..^^;;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다 보니 아직 외동아이인 우리 아이는 실감이 나지를 않나봐요.

그래도 동생이 있으면 귀찮을 것을 미리 알게 되어 버렸는지

"예원아, 동생이 있으면 좋겠어?"하니 "으응~~아니야~~"하고 고개를 저어 버립니다..^^;;

이 책을 처음 펴서 읽을 때는 조금 조심스러웠어요.

표현들이 우리 아이가 듣기에는 조금 무시무시할 수도 있고..괴팍한 표현들을 괜시리 배우게 하는 거 아닌가 하구요..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야해!""동물원 우리에나 들어가!" 이런 표현은 아직 외동아이가 생각해보지 못한 표현이라

조금 바꾸어서 읽어주었답니다.

처음부분에서부터 그림과 내용이 아주 공감이 가요.

"전에는 아무도 내 바나나를 뺏어 먹은 적이 없어. 어제 내 동생이 그런 짓을 했지 뭐야"

"전에는 아무도 나말고는 할머니 무릎을 차지하지 못했어.어제 내 동생이 할머니 무릎에서 알랑대지 뭐야"

이런 표현들은 정말 동생이 있는 아이들은 누구나 한번쯤 해볼만한 생각이잖아요^^

전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가질 수 없었던 내 소유물들이 하나씩 아기에게 가는 것을 보는 큰 아이들의 심정은 어떨지 상상이 가더라구요.

그러다 어느날 아침 유난히 집이 조용해서 정말 바라던 대로 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시원하기보다는 너무 조용해서 동생이 오히려 걱정되기 시작한답니다.

"부모님이 동생을 달로 보낸 것은 아닐까? 아직 혼자 있기는 어린데..."

이게 정말 형제의 진실인 것 같아요. 보면 앙숙처럼 싸우다가도 없으면 허전한....^^

그림과 글들이 요즘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답니다.

10년전이라면 똑같은 내용이지만 그림도 표현도 달랐을 거에요.

조금 현대적인 느낌이 도드라진 책이라고 해야할까...

책내용과 그림이 잘 조화가 되면서 형제라는게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가는 그런 존재임을 느끼게 해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