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 표지에 묵향이 그윽한 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라는 캘리그라피의 제목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금 투병중이시라 그런지 자신에게 힘주는 소리로 느껴지는 제목에서는 단호함이 느껴진다.

이외수 선생님의 글들은 나에게 감성을 열어주는 열쇠와 같다

톡톡 건드려지는 감성으로 공감이 되고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 주며 깨달음을 준다.

이외수님의 감성은 독특하다

발상이
외로울 때마다 우리는 고립된 섬이 된다는 첫장의 시작에서부터 감성은 열린다
저자의 일상생활 속에서 깨닫고 떠오르는 글귀들을 모아모아서 펴낸 삶의 진실이 묻어있다

자신이 글을 쓰면 오랜 벗이 정밀한 그림을 그려낸다

손발이 착착 맞아 책을 보는 것이 편안하다

한 단락 읽고 공감되어 잔잔한 일상의 잔상이 짙게 남아 쉽게 다음페이지로 넘어가지지가 않았다

글은 눈으로 읽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되니 생각도 깊어진다
말과 글속에 숨어 있는 뜻이 무궁무진한 공감으로 녹아들기 때문이다
책 사이사이의 빈 여백은 열려진 감성이 쉬어가게 도와주어 참 좋다.

이래서 '여백의 미'라는 말에 공감을 하게 되나보다.

여백의 미로 쉬어가게 됨으로써 다음 페이지의 글익힘이 비교적 순조롭다

지혜도 차지고 생각도 깊어지고 차아악 착 감겨드는 기분으로 읽혀지는 것이 배가 불러 기분좋음과 같다

이외수님을 직접 뵙적이 있어서 일까?

열린 마음으로 읽어지는 내용들이 깊이 공감된다.

꼬장꼬장하신 작가의 모습이 엿보인 <다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으시겠는가>를 비롯하여

몇몇이 있고, 속담과 옛말을 인용하여 작가의 시선으로 말을 하는 부분들이 여럿있다.

때론 씁쓸함으로 때론 상투적인 말투로
세상에게 말을 하고 나에게 말을 하고 자기 자신에게 말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글이 더욱 감칠맛나게 느껴진다.

<사랑할 때는 모든 풀잎들이 음표가 된다 >는 말에서 처럼 글이 춤을 추고 풀잎들이 춤을 춘다

대수롭지 않은 안부 한마디에도 가슴 뭉클해진다는 말도 깊이 공감된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 했다

[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 책은

독특한 상상력의 감성맨과 선으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화가가 만나 쌓아낸

상상력의 산물인 것이다.

정태련 화가는 '따로 또 같이'로 이외수 작가는 '그대는 그대처럼 사랑하고 나는 나처럼 사랑하고.'

이들은 이렇게 각자 '나 자신'으로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 살고 있다

책장을 덮으며 나는

'나의 동반자는 바로 나 자신'임을 되새기며...

외로움으로 그리움을 생각해 본다.

나의 기다림의 시간은 나를 야위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나를 더욱 살찌우게 만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