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을 보는 이유중 하나가 웃기위해서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소재가 독자에게 있어 만화책이 0순위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책 대신에 tv프로를 통해 웃음거리를 찾게 되고, 오히려 만화책은 일반 소설처럼 웃음과 슬픔 때론 생각할 무엇인가를 던져주게 되었다. 오늘 만난 <태양의 집>은 흔한 소재로 애정이 싹트는 그런 이야기인줄 알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아직 고등학생인 소녀가 겪어야 할 상처를 보면서 요즘 이혼가정의 애기가 먼저 떠오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어릴적에 가족을 더불어 행복한 추억을 가진 남자 주인공 '히로'와는 반대로 가족이 있지만 언제나 혼자였던 여자 주인공 '마오'가 등장한다. 서로 이웃으로 지내던 두 사람. 그러나, '히로'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면서 그 역시 동생들과 떨어져 혼자가 되어 버린다. 사랑을 알던 사람이 혼자가 되었어도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을 넘어 인간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넘쳐나게 된다. '마오'는 결국 어릴적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생활하지만 가족이라고 할 수 없다. 무관심....친딸이지만 재혼할 상대와 그녀의 딸에게만 아버지 행세를 하는 모습에서 왜 친딸에게는 사랑을 주지 못할까..오히려 가까운 사람에게는 더욱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그녀의 아버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무심한 말 한마디로 딸에게 상처를 줘버리는 모습에 울컥했다.

 

이렇게 사랑을 받아야 하는 시기에 자신의 틀안에 있는 '마오'에게 '히로'는 탈출구는 아니지만 그녀가 숨쉬기 위한 존재였다. 결국, 아버지와 살던 집을 나와 '히로'와 생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안에 꽁꽁 감추었던 마오는 '히로'와 생활하면서 응석을 부리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히로'는 그녀보다 윗사람이고 직장인이기에 때론 아버지 같고 그 어느 가족보다 더 의지를 하지만 결국, 타인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그에게 이렇게 한다는 것은 그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상대를 모른다면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비출 수 있단 말인가. 

 

이어, 그녀가 학교생활과 '히로'와의 생활속에서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그중 자신이 해보고 싶은것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통금시간'이다. 문득, 통금시간하면 가족의 제약을 받고 언제 들어오냐부터 시작해서 전화를 수시로 해서 귀찮게 하는데 '마오'는 이 통금시간 안에 집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마치, 나도 가족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라고 말이다. 사람에게는 관심이라는 것이 큰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에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작은 것을 하기란 힘이 들다는 생각이 안타까움이 스며든다.

 

마지막으로 책의 전반적인 모습은 우울하거나 그렇다고 마냥 유쾌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더불어, 그림체 역시 마냥 이쁘기만 했다면 오히려 글 보단 그림체에 더 신경을 쓰였을텐데 소재와 그림체가 조합이 잘 되었다. 사람은 시각으로 먼저 판단을 하기에 때론 내용이 흥미로워도 그림체가 무난하지 않으면 적응할때 까지는 기간이 필요하다. 최근에 접한 <항구마을 고양이 마을>은 동화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만화책이었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더욱더 감정 몰입이나 소재에 끌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도 역시 중요한 두가지 요소가 잘 어울렸다. 히로가 마로와 같이 살게되면서 그의 동생들이 반대하는 것이 마지막부분에 나타나는데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 더불어, 마오의 아버지와는 화해라기 보다는 가족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