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범죄 소설 작가라는 명칭 보다는 먼저 여성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하드보일드와 느와르 스타일은 남성 작가가 주로 많은데 여성으로서 독보적인 명성을 얻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만난 이 책은 1950년에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느와르 영화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더불어 그녀가 출간한 다른 저서 역시 영화와 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고, 즐겨 읽는 장르소설과는 사뭇 다른 문장의 흐름으로 인해 쉽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여성작가라는 타이틀이 이 책을 끝까지 읽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은 주로 '왜' '누가'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시작한다. 숨겨진 것을 찾아가는 스릴이랄까 그런데, 이 소설은 첫장부터 범죄자의 시각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주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나 탐정의 시각으로 흘러가는 문장 대신 그 남자의 시각으로 흘러가기에 설마 범인이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당연, 장르소설은 범인이 마지막에 밝혀지기 때문이라는 트릭으로 인해 섣불리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명성을 날리던 남자 '딕스 스틸' 그러나 퇴역후 그의 삶은 전혀 다른 삶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그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범인이며 주인공이다. 더불어, 그와 같이 복무했던 '브루브'와 그의 아내 '실비아'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그가 살인자라는것과 그를 쫓는자가 '브루브'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이미 결과를 이렇게 알려주고 있는데 그럼 어떻게 수사를 펼칠 것이며, 또한 범행 과정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사건이 일어났다는 형사의 말로 '사건이 일어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뿐이었다.

 

아마 이부분이 다른 장르소설과 다르게 다가왔다. 피해자가 어떻게 어떠한 모습으로 죽음을 당했는지를 표현할때 독자는 범죄자의 심리보다는 피해자의 죽음만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에 마지막 범인이 잡혔을때 비로소 왜 살인을 해야만 했는지를 느끼게 되는데, 이 책은 피해자는 두번째로 생각을 하게 되고, 첫번째로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보게 된다는 점이 독특했다. 그래서일까 사건에 대한 긴장감은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장르소설처럼 스릴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기에 다소 어색하기도 했던 책 <고독한 곳에> 하지만, 한 사람의 모습이 차츰 변해가고 파괴되어지는 모습이 비추어져 있기에 섣불리 흥미가 없다라고 선택하기엔 어려운 책이며, '딕스 스틸'의 캐릭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것은 아마도 인간의 가장 깊은 곳의 모습이 보여지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