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에 대해 학교서 배웠던 건 굉장히 난폭하고, 싸움을 잘하고,  항해술이 뛰어나서 그들이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에는 유럽의 거의 모든 해안마을을 약탈했다는 정도였다. 한마디로 해적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비케’를 만나고 그런 바이킹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을 버렸다.

   꼬마 바이킹 ’비케’는 자신이 사냥해야하는 늑대한테 쫓겨다닌다. 그것도 막 젖니가 나기시작한 꼬마 늑대한테...사나운 바이킹이 늑대에게 쫓기다니...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말도안되는 일이지. 근데 이 말도 안되는 일이 이 책속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덕분에 바이킹족장인 ’비케’의 아빠는 속이 상한다. 자신이 아들이 바이킹답지않다고..

  ’비케’는 다른 바이킹들처럼 근육질이지도않고(그림같이 빼빼 말랐다), 무기를 잘 다루지도 못하고(무기를 들 힘도 없어 보인다), 무서운 표정도 잘 짓지못한다(너무 상냥해 보인다). 다만 게으른 사람들의 특권이랄까 잔머리를 잘 굴린다. 누군가 발명은 게으른 자들이 조금이라도 몸을 안움직이려고 하기 시작했다고 했는데, 여기 나오는 ’비케’가 그 이야기에 딱 맞는 아이다.  다른 바이킹들처럼 싸우는 일보다는 머리로 일하는 스타일이니까. 

   ’비케’가 우연히 바이킹들의 원정을 따라갔다가 커다란 모험을 한다. 자기네 부락 바이킹들을 위험에서 매번 구해내고, 부자로 만들어주니까. 덕분에 이 책이 끝날때쯤엔 이런 묘사가 나온다. 그 부족의 바이킹들이 작은 고민이 있을때는 부족장인 ’비케’의 아버지’하르발’을 찾아오고, 큰고민이 있으면 ’비케’를 찾아온다고...

   일반적으로 어린이는 어른한테 배우기만 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아이가 어른을 가르친다고하면 정말 건방지게 보는게 우리들인데, 이 책의 주인공 ’비케’는 사사건건 어른들을 가르친다. 일을 벌이기전에 생각좀 하라고...그리고 위험에 빠지면 싸우기부터 할게 아니라 위험에서 벗어날 방법을 연구하라고...정말 똑똑한 어린이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똑똑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내가 처음 이책을 읽을때는 내가 ’비케’처럼 똑똑하다면 하고 바랬었다. 특히 '비케'의 장점은 어떤 사람들한테서나 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해 낸다는 거다.  커가면서 여러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장점을 보기보다는 단점이 더 먼저 보인다. 내가 어른이 되면서 때가 묻어서 그런지...다른사람의 장점을 보는 눈이 있다는 건 굉장히 좋은일인데..나도 그런 능력을 길러야하지않을까? 어렸을때 내가 즐겁게 읽었던 책을 다시 발견하고 우리아이한테 읽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책의 그림도 간결하면서도 독특해서(만화같다, 주인공의 특징을 정확하게 그려놨다) 우리딸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읽기에는 버거워 보여서(초등학교 1한년이니까) 내년쯤에나 읽혀볼까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