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책을 사주다보면 전집으로 사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특히 명작이나 전래동화, 그중에 몇몇은 내용에 불만이 쌓이는 경우가 종종있다. <오즈의 마법사> 책을 봤을때도 짜증이 확 올라왔다. 무슨 책이 ’도로시’와’토토’가 오즈의 나라에 날아갔다가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를 만나서 좀 걸어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지...그 사이사이 주인공들이 만나고 모험을 하는 에피소드는 다 어디로 사라진건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들 책이라고 넘 축약하는 바램에 뭔 내용인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결국엔 아이 몰래 책을 다른데 숨겨놨었다.  제대로 된 책을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생각은 굴뚝같은면서도 이책을 사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가 아직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미리부터 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는데..우연히 아이 방학에 ’로봇박물관’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다. 굉장히 거창한 박물관을 상상하고 갔던 나와 우리신랑은 좀 실망했지만, 아이는 여러가지 다양한 로봇을 보고 굉장히 좋아했다.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큐레이터들의 설명도 좋았고. 근데 여기에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나무꾼’이 있었다. ’양철나무꾼’도 엄밀히 따지면 로봇이라나...우와!! 나와 아이아빠는 ’양철나무꾼’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 알지만 울 아이는 모르는 관계로 그 자리서 짧게 설명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집에 오면서 책을 사서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오즈의 마법사>책을 찾기 시작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우선 그림이 처음 간행할때의 그림이라고 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로봇박물관에서 본 그림이었다,책안에 저자와 아티스트에 대한 설명이 따로 있는 점도 좋았다. 특히 이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는데, 영화사진도 몇장 있고, 영화랑 책이랑 다른부분도 친절하게 설명되어있어서 비교할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물론 내용면에서도 에피소드에 충실하게 번역되어있고, 술술 읽히는게 번역에도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아이한테 읽어주다보면 가끔 입말하고 책의 글하고 따로논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그런거 없이 깔끔하게 읽어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가 다 이해했다고 생각은 안들지만 최소한 '양철나무꾼'이 어느책에서 나오는지 정도는 알 수 있을꺼란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제대로 이 책을 읽은적이 없다. 영화도 뮤직컬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기억도 없고. 그저 좋은 책이라는 이야기만 귀따갑게 듣고, 어딘가에서 줄거리 써놓은걸 보고 읽었다는 착각속에 살았었다. 그래서인지 '도로시'일행이 에메랄드성에 들어갈때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궁금하신분은 책을 보셔야한다. 난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또 도자기인형들이 사는 나라도 몰랐고, '도로시'가 캔자스의 자기집에 돌아간뒤 오즈의 나라에 남은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처음 시작할때 캔자스의 풍경을 너무 황량하게 그려놔서 놀랬다는 점도 이야기해야한다. 

  아이책을 읽으면서 내가 읽고 배운지식들이 어느 부분은 텅 비어있다는 걸 깨닫고 있다. 어느 부분의 책들에 관한 기억은 내가 읽은게 아닌 누군가 줄거리만 써논걸 읽고서 내가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걸 깨닫아가고있다. 아마 나와 비슷하게 학교를 다닌분들이라면 이해하시겠지만..정말 요즘은 읽을책도 많고, 좋은번역본도 많아서 책을 읽는게 즐겁다. 아이들에게 환상적인 오즈의 나라를 선물하고 싶다면 이 책 강력히 추천해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