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데리고 미술관에 가기가 웬지 귀찮다. 그리고 나도 잘 이해못하는 그림을 아이에게 보여주면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미술관이라는 데를 더 안가게 되나보다. 그리고 아는 만큼 그림도 보인다는데, 최소한 머릿속에 뭔가를 넣어주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구매한 책이다. 최소한 나보다는 설명을 잘해주겠지하는 욕심이 있었다. 호호호 그런데 이책 생각외로 튼실하다.

  우선 그림이 큼직하게 인쇄되어있다. 그리고 그림 원래대로의 색감이 잘 살아있다. 아이의 눈을 화~악 잡아끈다. 우리딸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보더니,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라고 이 책 일주일동안 껴안고 잤다. 덕분에 난 이 책에 무슨 그림이 있는지 보지도 못했다. 울 딸아이가 보여주는 <비너스의 탄생>만 봤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우리집에 놀러왔던 딸아이의 친구도 <비너스의 탄생>만 봤다. 다른 그림은 보지도 못하게 하니 원~. 덕분에 ’비너스’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프로디테’이고, 그림을 그린 보티첼리는 그리스로마신화를 화폭에 옮기는데 열심이었던 화가라고 설명해줄수 있었다. 그리고 덤으로 아이한테 그리스로마신화 책을 읽게 유도했다.

  두번째로 이 책에서 본 그림은 반고흐의 <해바라기>였다. 이 책을 늦여름에 샀는데, 2학기 진도 중에 해바라기를 아이가 배웠다. 아이랑 그림으로 그린 해바라기를 확인한거면 좋았을텐데...아이친구네 반에서 해바라기를 그려오라고해서, 아이친구엄마가 그림을 보고 베껴가면서 보게되었다. 이아이엄마 2학기 내내 해바라기 그림 무진장 많이 그렸다. 선생님이 해바라기를 너무 좋아하셔서 시화로도 그렸던 것 같다. 물론 나도 몇장 그려주었었는데...예전에는 이렇게 꽃병에 꽂아놓고도 그렸구나 하면서 봤다. 그래도 난 해바라기밭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해바라기가 더 좋다.

    이 책을 보다가 본 그림중에 르네 마그리트의 <골콘드>라는 그림이 있다. 난 르네 마그리트라는 사람도 몰랐다. 그냥 이 그림을 어디선가 보고 아이가 이 그림에 대해 물어봤다면 분명 난 쓸데없는걸 물어본다고 화를내었을꺼다. 내가 아는게 없다는걸 들키고싶지않아서...우리가 학교 다닐때 배우지않은 그림인데 웬지 익숙한 그림이라 눈길이 갔다. 영화 매트릭스2에서 '네오'와 백명의 '스미스'요원이 싸우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그림이다. 중절모를 쓴 신사가 하늘위에도 지붕위에도 창문밖에도 서있는데, 내눈에는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났다. 음 책의 설명에는 르네 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을 많이 그렸다고 나와있다. 음 그럼 이 <골콘드>도 초현실적인 작품이구나!

  그림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고, 작가에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되어있다. 길지도 짧지도 않고 딱 적당하게. 좀더 많은걸 원한다면 전문 미술서적을 봐야겠지만, 이책에 나오는 정도는 상식수준에서 알아둬야하지않을까 싶다. 그리고 책앞뒤쪽에 나오는 '미술에 대하여', '다양한 종류의 그림기법', '용어해설'등은 이 책이 친절하다고 느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