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무슨 이런 제목이 있나 싶었다.  바보 의사선생님이라니? 의사가 바보면 어떻게하지?

그럼 환자를 어떻게 치료하나싶었다.  설마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돌팔이를 이야기하는건 아니겠지하며 책을 봤다.

물론 우리아이가 재미있다고 한 말에 귀가 솔깃하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분을 다시 만났다. 장기려선생님.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던분.

어렸을때 이분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나도 이런 의사가 되고싶다는 꿈을 잠시 꾼 적이 있었는데...

물론 성적이 모자라서 의대를 가지 못해서 의사가 되지는 못했지만...어렸을때 존경했던 이분을 어쩜 그리도 까맣게

잊고 살았는지..

 

   그에 비하면 이 책속의 주인공 ’기오’는 우리 딸 말마따라 정말 대단한 녀석이다. 장기려 선생님처럼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정말 의사가 되었으니까...

 

   다리에 병이 생긴 기오는 아팠지만 병원을 갈 수 없었다. 이유는 너무 가난해서..그때 엄마가 "우리같이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병원이 있단다"며 데려간 병원에서 기오는 장기려 선생님을 처음 만난다. 선생님이 수술해주시고, 간호도 해주시고..기오말을 빌면 선생님은 기오가 잠자는 시간에도 항상 환자를 살피고, 돌봐주신단다.가난한 환자들을 돌볼 생각만 하

셔서, 큰 병원에서 더 많은 돈을 드리며 모셔가려고 해도 선생님이 안가신다고 말하는 환자들 이야기도 기오가 전해준다.

 

   그런데 며칠동안 선생님이 안보여서 불안해진 기오가 선생님댁을 찾아간다. 찾아간 기오의 한마디..

"선생님 집이 우리집보다 더 가난하네요"  이 장면선 웃음이 나면서도 눈물이 고였다. 아이의 눈에도 선생님이 가진게 정말 없었나보다.   

 

  참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셨던 분인데..어떻게 그리 욕심도 없이 살으셨을까? 북에서 피난올때 달랑 둘째아들하고만 왔다고 하시던데..내가 아는 이북분들은 악착같이 돈 모아서 고향에 가겠다고 하는 분들 뿐이었는데...무슨 생각에 그리도 가난한 이들만 생각하셨는지...아마도 장기려 선생님의 이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 지금까지 내가 여러 사람들과 뜻을 모아 복음병원, 청십자 의료보험, 청십자병원 등을 창설할 수 있었던 힘은 물론 신앙의 힘이었으나, 마음속 깊이 가족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불쌍한 이웃을 위해 일하는 만큼 북에 남겨두고 온 아내와 아이들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되리라고 믿었습니다."

 

   이 책은 내가 어렸을때 읽었던 위인전이랑 틀리다. 내가 읽었던 책속의 위인들은 어렸을때부터 특별했고, 초인적인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내용이 주였다. 그래서 등장하는 사람만 조금 틀리지 결론은 비슷했었는데...이책은 위인전이면서도 아이한테 친근하게 다가오는 맛이있고, 나도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야지하는 압박이 없어서 좋다. 오히려 내옆에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할아버지 한분이 서 있는 느낌이다. 오슬오슬 떨다가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을 쬘 때, 몸에 서서히 퍼지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