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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일본에 지진이 일어났다. 처음에는 일본에는 지진이 잘 일어나니까..그렇고 그런 지진이라고 생각했는데..이번에는 달랐다..대지진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걸 보면 아마 여기서 이글을 쓰고 있는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일이 벌어지고 있을꺼다.
지진보다 후에 덮친 지진해일로 더 많은 피해가 생긴걸로 보이는데, 소도시들이 아예 사라지는 건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지,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꺼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살아남은 사람들이 곁에 같이 있지 못하는 가족이 어딘선가 꼭 살아만 있었으면 하면서 사방팔방의 대피소나 관공서의 게시판에 가족을 찾는 글을 남기고, 가족들이 살던 마을에 들어가 가족의 흔적을 찾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눈물이 차 오른다. 대피하던중에 딸의 손을 놓쳤다며 울지도 못하고 내가 죄인이라는 듯 고개를 떨꾸는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차라리 대성통곡하며 정신없이 우는 우리네가 저들보다는 행복하달수 있겠다 싶다. 저리도 큰일을 당하면서도 일본인들은 너무 조용하다. 슬픔을 안으로만, 가슴으로만 삭이고 있으니...얼마나 답답할까? 우리네라면 아마 사방팔방에서 울며불며 거리에 주질러 앉아 있었을텐데...ㅜㅜ 국민성의 차이겠지....
뉴스에 어떤 아주머니가 친정 어머니가 살던 곳에 가서 어머니를 찾는 모습이 나왔다. 어머니는 고사하고 쓰나미때문에 마을의 건물이 다 무너져서 집조차 찾지못하고 허둥거리는 모습이 나왔는데, 그 모습을 보다가 이 책 79화 '돌계단 바닥’ 이 생각났다. 고향마을에 집중호우가 내려 고향집이 떠내려가고, 그 과정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도쿄에 있던 아들은 어머니를 구해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어머니가 계속 자기한테 전화를 해 괴롭힌다는 망상에 시달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가 알고 쓴건 아니겠지만 묘하게 이번 지진해일과 겹쳐진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고통에 더해 가족을 지키지못했다는 죄책감으로도 고통받을껄 생각하면, 작년에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 나로서도 그들의 상처가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가 쉽지않다. 남의 나라 일이지만 가슴이 먹먹해진다. 작은 바램이라면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그들이 상처를 딛고 꿋꿋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