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도쿄 여행을 하면서 키치죠지에 있는 실바니아 카페에 간 적이 있다. 『비비천사의 도쿄 다이어리』를 읽으며 키치죠지에 매력을 느꼈고, 그곳에서 소개한 캐릭터 토끼가 있는 실바니안 카페에 발걸음을 하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는 특이하게도 색연필과 실바니안 그림이 있는 종이를 제공한다.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조용히 집중하여 색칠을 했다. 색칠공부는 어린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색칠삼매경에 빠져드는 것이 온갖 잡념을 없애주고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요즘 컬러링 북의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당시의 기억은 희미해졌고, 다시 그렇게 열중해서 색칠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자꾸 내 마음을 잡아끄는 무언가를 느꼈다. 비밀의 정원 그림에 색칠하는 꿈을 꾸고 나서야 이 책을 장만하여 다시 한 번 색칠삼매경에 빠져보게 된다. 예전에 색칠하며 마음의 치유를 경험했던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함을 깨달았다.

 

 

이번 기회에 컬러링 북인 『비밀의 정원』과 파버카스텔 수채색연필 24색 세트를 함께 장만했다. 수채색연필의 특징은 물을 묻혀 붓으로 쓱쓱 칠하면 수채화 느낌이 난다는 것이다. 먼저 색연필로 칠하고, 그 위에 붓질을 해본다. 마음에 드는 색깔을 선택하여 색칠에 집중해본다.

 

작품을 선택하여 색칠할 때에는 절대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 한 번에 한 작품을 모두 완성하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된다. 그냥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색칠을 하거나, 책이 잘 읽히지 않는 시간에 조금씩 그림에 색깔을 입힌다. 차 한 잔 하며 쉬는 시간에 색칠해도 좋다. 그렇게 며칠을 조금씩 하다보면, 어느새 작품 하나가 완성되어 있다.

 

그림에 색칠을 하며, 나만의 정원을 꿈꿔본다. 정원에서 꽃을 바라보며 차 한 잔 하고, 새집도 직접 지어 색칠해주기로 한다. 밤에는 등불을 밝혀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사계절 다른 빛깔의 꽃을 심어놓아 늘 그 안에서 변화를 주고 싶다. 마음에 드는 페이지의 그림부터 색칠하며 올 한 해 이 책을 형형색색 빛깔로 완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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