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국내여행은 실패 70%에 30%의 성공이었다. 지쳐서 방전되다시피 힘이 빠져있을 때 여행을 떠올렸고, 국내여행에 대한 정보가 그다지 없었기에 여행을 나서서 오히려 에너지가 완전히 빠져버렸던 그런 시기가 있었다. 여행으로 힐링을 기대했지만, 고생만 했던 기억이 더 짙다. 국내여행은 특히 그렇다. 미리 준비하기 보다는 갑자기 '어딘가로 가고 싶어!' 생각이 들면, 그저 배낭 하나 메고 떠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실망하기 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실패 가능성이 당연히 컸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곳에 대한 자세하고 풍부한 정보보다는 한 권의 책을 스르륵 넘기면서 가고 싶은 여행지를 찾고 싶은 생각이 들곤 했다. 이 책 <쉼표 여행>은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표지에도 그런 문장이 있다. 문득 떠나고 싶은 순간, 비우고, 채우고, 머무는, 쉼표 여행. 그런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비우기, 채우기, 머물기, 떠나기의 테마로 다양한 여행지가 담겨있다. 마지막에는 힐링 제주라는 이름으로 제주에서의 여행지와 먹을거리, 머물 곳 등을 알려준다. 

 

 이 책은 다양한 여행지와 사진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한 권의 책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되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확실히 문득 떠나고 싶은 순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테마에 맞게 여행지를 골라도 좋고, 그냥 스르륵 넘기다가 손에 짚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비슷한, 그러나, 다른 여행지,를 알려준다. 이미 다녀온 곳이라면 같은 테마의 다양한 여행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 나라 안에서도 가볼 만한 곳이 다양하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포천 여행에 대해 알려주는 부분이다. 아기자기하게 그려놓은 지도가 마음에 든다. 그곳으로 1박 2일 여행을 갈 경우에 볼거리, 즐길거리를 간단하게 알려준다. 여행할 때 중요한 것이 쉴 곳과 먹을 곳,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곳에서 쉴지 몇 가지 살짝 알려준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곳으로 가서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음식 사진만 봐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본 부분이 제주에 관한 것이다. 사색과 쉼의 장소로 제주는 힐링 여행을 꿈꿀 수 있는 기본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과 문화를 즐기는 일정을 눈여겨 본다.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 풍경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멋진 곳이 바로 제주다.

 

 이 책을 보며 어느 날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 여행지를 선정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정보만 가지고 여행을 떠난다면 이 책만으로도 충분할 것이고, 좀더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더 세세하게 준비해서 떠나면 그만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책이다. 다양한 여행지를 고급스럽게 담아서 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계절, 어딘가로 떠나기에 정말 좋은 계절이 왔다. 바쁜 일상에 지치고, 더위에 지쳐 힘든 나날을 보냈다면, 지금쯤 자신에게 여행이라는 선물 하나 줄 만하다. 여행을 통한 휴식으로 힐링을 할 시간이다. 너무 막연해서 여행지 선정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일단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