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나에게 큰 의미를 주었던 두 가지,
그 하나는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즐거움,
또 하나는 제주 올레길을 알게 되어 걷는 여행을 떠난 것이다.
나에게 살아볼만하다는 의미를 주었고, 살아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소박한 즐거움이다.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었고, 마음의 평화를 주었던 소중한 일들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주 올레길에 대한 그리움, 내가 미처 못 본 그곳 풍경 들에 대한 이야기, 내가 알지 못했던 그곳에 대한 이야기 등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과외올레로 소개된 ’비양도’ 여행길에서 이해선 작가님을 만났고,
그곳이 이 책에 어떻게 담겨있을 지 궁금한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제주 올레 전 구간이 조금씩 담겨있는 이 책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미 갔던 길에 대한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아직 가보지 못한 길도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불타오른다.

’좋은 것은 좀 떨어져서 봐야 더 좋다.’ 라는 책 첫머리의 말에 특히 생각이 많아졌다.
동네 구멍가게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는 말이었다.
"말미오름에서 바라보는 일출봉이 절경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말미오름에 올라 바라보았던 일출봉의 모습이 어찌나 경이롭던지......지금도 가끔 그 사진을 보면 마음이 벅차오른다.
정작 일출봉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으니 그 말이 참 공감되었다.
그리고 제주 올레에서 한 코스만 추천한다면 7코스라며 극찬하시던 이해선 님의 모습이 떠올라
올해에는 꼭! 기필코! 반드시! 7코스는 가보고 싶다는, 가봐야겠다는, 새해 첫 날의 결심을 해본다.

사실 예전에는 여행 가서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을 평가절하했는데,
요즘에는 사진이 글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는 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이 책에서도 사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나의 여행도 내가 담지 못한 이야기를 사진이 담고 있을 때, 또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제주 올레가 나를 부르는 듯하다.
계절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 곳이 또다시 나를 부르는 듯 손짓한다.
조만간 제주 올레로 향할 내 모습이 그려진다.
다음 번에는 짐도 마음도 가볍게 그곳에 가서 온 몸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