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작가 박범신과 함께 동시연재된 소설이라 하여 꽤 관심있게 기대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요즘 한창 중국소설의 매력에 빠진터라 그 기대감은 더했다.
역시나 다를까~ 중국 특유의 문체를 따라 금방 읽어버렸다.
빠른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문득문득 나를 생각의 시간으로 빠져버리게 만들기도 하고
어느새 아련한 추억속으로도 한없이 밀어넣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알까?
나의 어린 시절. 그때 그 시절.
책이나 옛 자료화면등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내가 직접 겪었던 그때만의 낭만에 대해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나 역시 80년대 생이라 이 책을 읽으면서 단지 내가 생각했던 순수의 시대만을 느꼈을 뿐,
정작 그 시대를 살아본 사람들의 경험의 세계까진 빠져들진 못했겠지만
왠지 내가 80년대에 성인이 되어 있는 모습이 상상되면서 감정이입되었다.

빨리빨리. 최첨단. 최단거리. 더 얇게. 더더더더더더더...
시대가 점점 여유를 부리는것은 고사하고 숨을 쉴 틈 조차 없이 너무나 빨리 변해가고 있다.
이런 사회에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적응해서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니
이런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의 느림의 여유, 불편함속에서의 만족 등과 같은 것에
아련함과 그리움을 더 가슴울리게 느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도 나오다시피,
"시" 하나만으로도 그 당시는 굉장히 낭만주의적이었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100페이지가 넘도록 장황하게 설명하는 글이 쭈욱 나열된 소설보다는
단 한 단어와 한 구절에 나의 아픈 마음, 즐거운 마음, 들뜬 마음, 근심 걱정거리들, 혼란함,
방황함, 사랑에 대한 애절함, 갈구, 세상의 희망과 절망 등이 모두 표현되어 있는 것이
바로 "시" 다.

사람이 글로 몇장을 표현해도 모자랄 복잡한 감정의 표현들이
함축된 단어 몇개로 이루어진 "시" 자체가 70~80년대를 대표할 정도로
너도나도 시 문학에 빠져들었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점점 시 문학의 존재의 범위가 작아지는 것만 같아 너무 안타깝다.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 삶에 대한 자세.
나역시 이런과정을 겪고서 지금의 내가 있듯이,
아무리 급변하는 요즘 같은 때의 젊은이들에게도 이런 감정의 변화와 낭만에 대해서는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옛 시절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읽는 것도 좋긴 하겠지만,
입시, 취업, 면접, 자격증 등에 얽매여있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더욱이 동시연재된 박범신작가의 책 역시 꼭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