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이란 어디까지나 공상속의 존재입니다. "(p.14)

"따라서 범인은 당신입니다."라고 많은 사건을 해결해가는 명탐정이란 단어가 아깝지않은 가게우라, 그런 그가 밀실살인이나 다잉메세지,그리고 명탐정의 역할 자체를 모두 부정한다. 특히나 명탐정이란 존재가 현실속에서 겪어야하는 생활고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사건 해결뒤의 멋진 그나 다른 탐정에 대한 환상을 자근자근 밟아버린다.

 

 이런 그가  조수 다케시마와  사건 해결에 대한 보답이란 명목으로 나카이즈에 있는 하기노미야 산장에 초대받게된다.  눈이 오는 산장에 초대받은 이들은 모두 조만간 살인이 일어날꺼라며 웃음을 터뜨리는데, 역시나 이 곳에서 밀실살인이 일어나게된다.  명탐정이란 이름답게 누운 상태에서도  사건을 풀어나가는 그가 어이없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조수 다케시마의 맹활약이 시작된다. 새로운 명탐정의 시작, 하늘 위에서 지켜봐 달라는 그의 부탁을 가게우라가 받아들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외딴 섬에 들어간 이들의 마지막 생존을 다루는  "생존자, 1명"에서는  섬에 갇힌 이들의 생활과 그 섬에서 살아난 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보여주는 신문조사내용이 중간에 보여지며  진짜 생존자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외딴 섬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갇힌 다섯에서 점점 한명씩 사라지는데, 과연 누가 그런 것인지. 그들과 함께 우리 또한  갇혔다는 장소속에서 범인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우리가 봤을 때 한정된 공간, 그리고 범인으로 보이지 않는 이들, 그러나 그 안에 웅크리고 있을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에서  극한에 처한 인간의 공포를  엿볼 수 있다.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는  추리를 좋아하던 오래 전 친구들을 불러 저택에서 벌어지는 밀실살인게임을 시작하게되는 이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들 무서워하는 커다란 저택에 있는 유령의 전설부터 시작되어, 이어지는 살인게임의 해답을 얻어야만 되는 것이다.  친구들의 장난에서 갑자기 인생의 어둠까지 볼 수 있게된다.

우타노 쇼고는 우리가 흔히들  추리소설이나 영화에서 떠올리게되는  눈 오는 산장, 외딴 섬, 서양식저택에서 만나게되는 사건, 특히나  밀실살인을 해결해 나가면서 우리가 독자라는 이름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그들의 일정한 방식에 대한  투덜거림을 그만의 방법으로 비틀면서도  해결해 나가고 있다. 농담과 진담을 자유로이 풀어내는 우타노 쇼고이기에 그가 사랑하는 장르에 대한 애정을  그런 식으로 풀어갈수 있었을 듯하다.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도 마치 장난의 연속인양 계속되다가 마지막에서 보인  후유키부부의 선택은  인생의 쓴 맛도 잠깐 보게하기에 말이다.

"그리고 자네들도 앞으로 추리 소설을 사랑해주었으면 하네."(p.319)

후유키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었을까? 숨기면 모를까봐 드러내놓고 고백하는 그의 마음이 진짜 이건 아니었을까 하고 마음대로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