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여자들 맘만 두근두근하게 하는 줄 알았더니 딸내미도 백화점에 가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다고 한다. "왜"냐는 물음에 당연히 멋진 침대며 가구에 장난감, 그리고 그 중에 제일은  백화점에서 살짝 살아 본 리비와 앤젤린이 제일 좋아했던 '아이스크림 천국'에서 맛봤던 아이스크림선디처럼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나 스테이크집이 탐난다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이제 알렉스 쉬어러의 책이라면 다 좋다는 울 딸은 '두근두근 백화점'을 읽어보며 자신도 백화점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는 말을 한다. 나 역시도 예전에 미술관에 숨어 살게된 오누이의 일을 적어나간 '클로디아의 비밀'이란 책을 보며 미술관에서의 비밀스런  밤을 상상해본적은 있었지만 글쎄 백화점이라면 구경은 좋지만 살기엔 너무 불편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이성적이 되어서인지 내가 리비의 엄마였다면 백화점에서 며칠, 더군다나 4주를 보내자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듯하다는 나와   매일이 모험이라 너무  좋겠다는 말을 하는 딸 .. 책에 나온 리비와 엄마의 성격이 우리집에선 바뀐 듯하니 그나마 다행이지않을까 한다. 미술관보다는 원하는 모든 게 다 있는 백화점에서의 생활이 훨씬 더  편리하다는 말이 맞는 듯하기도 하고 말이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먼  유전에서 일한다는  아빠를 기다리며 언제나 살 집을 찾아 헤매이는 엄마, 큰 딸 리비, 작은 딸 앤젤린, 이 세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흩어지지않고 똘똘 뭉쳐 사는 사랑이 많은 가족이다. 단점이라면 엄마 발이 간질간질해지면 너무도 쉽게 집을 옮겨야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엄마가 싸 놓은  큰 가방만 보면 이제 집을 옮길때가 되었다는 걸 아는 아이들은 이젠 엄마가 머물기만을 기다리지만  엄마는 언제고 쉽게 떠날 생각만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엄마 맘도 모르고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백화점이 문닫는 시간이 되어 커다란 침대를 사러 백화점에 가자는 말을 엄마가 하게된다. 설마하며 따라가는 큰 딸 리비, 백화점이란 말에 그냥 좋아하는 앤젤린... 사건이 시작되는 것이다. 매일 밤 백화점 문 닫는 시간까지 기다리다가 아침 문 여는 시간이면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밖으로 나와야 하는 생활이 시작된다. 오늘로 끝이였으면 .. 하는 바램과는 달리 이 생활이 4주간 계속되야 한다는데..  유쾌한 상상과 씁쓸한 현실이 교차하는 소비시대의 판타지라는 설명처럼  모든 걸 밤에는 소유하지만 낮에는 포기해야한다든지, 꼬마 숙녀 앤젤린이 가지고 자기도 했던  잠깐은 '자신의 인형'이였던 인형을   당당히 선물받은 아이에게 소리치던 부분에선 글쎄나 아이들이라면, 아이들 엄마라면 누구나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상상속에서나 나올만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알렉스 쉬어러, 이 이야기에서도 여러 생각이 들지만 그 중에서도 언제나 서로를 챙기는 가족의 모습이 있어 우리를 마지막까지 웃게하는 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