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물학책이 나왔다.  아니 어쩌면 꼭 나왔어야 할 책이랄까. 특정한 생물학적 용어만 죽어라고 외워서 시험만 잘 치면 되었던 지난날생물학 공부의 기억속에서 이 책은 단순히 외우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 생물학이란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재미있기까지 한가를 새삼 일깨워줄수 있는 책이었다.

 

책이 나온 과정은 흥미롭다.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즉 생물학에는 전문가라고 할 엄마한테 10대 학생인 딸이 생물에 대해서 물어온다. 단편적인 대답으로 일관하던 지은이가 생물을 매개로 이른바 '대화'를 하면서 풀어낸 이야기들을 책으로 담았는것이다. 그 생물학 이야기라는것이 학교 교육 과정에 나오는 내용이라서 자연스럽게 공부도 되고 그것이 단순히 암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이해를 통해서 익혀간다는 점이 좋은 책이었다.

 

책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시작된다. 사실 이런 질문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인데 책에서는 에르빈 쉬뢰딩거라는 물리학자의 이야기로 정리를 한다. 바로 '무질서로부터 질서를 만들어내는것'이라는 것. 생명과 무생명의 차이는 바로 이런것이라고 하는데 과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자연은 무질서지만 그것에 질서를 부여하는것이 바로 생명이 아닐까. 물론 여러가지 다른 정의도 있겠지만 생물학적인면에서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제 중학교 들어가면 배우게 되는 유전과 생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유전 정보는 어떻게 저장되고 유전자나 dna의 의미는 무엇인지 유전이란것이 어떤 것인지를 일상의 이야기와 결부시켜서 이야기한다. 이 유전에서 생식의 과정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세포 분열을 통해서 세포증식이 일어나고 그래서 하나의 생명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중심원리를 알아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중심원리는 분자생물학의 중심원리라고 하는데 이것은 생물학을 원자도 아니고 개체도 아닌 원자가 모여 만들어진 분자 개념에서 들여다보는 것을 말한다. 분자적 관점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서 질서를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적절한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 뒤로는 소화와 순환 배설의 장에서 여러가지 소화 효소나 순환 요소들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성장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장의 말미에 일찍 자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성장기에는 잠을 잘자야 키도 더 잘크고 건강하게 성장함을 이야기하는거를 보면 비단 딸에게만 말하는게 아니라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에 쌓여있으면서도 키크는데 관심이 많은 우리의 많은 청소년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 생각이 들었다.

 

책은 여러가지 반응과 거기에 따르는 반사작용, 그리고 몸을 지키기위한 면역등을 설명하면서 궁극적으로 생태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사실 이 책은 딸의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 전반에 걸쳐서 엄마가 학습을 해줄려는 목적으로 시작된거지만 단순한 사실의 전달이 아니라 과학이란 학문을 이해하면서 접근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서 이해하기도 쉬웠고 생물학이란 학문에 대해서 호기심도 더 생기게 하는 좋은 결과를 만들었는거 같다.

 

지은이도 말했다시피 우리나라 과학책은 정말 재미가 없어서 오히려 과학을 멀어지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과학을 좀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책이 없어서 지은이가 작심하고 이 책을 쓰지 않았나싶다. 엄마는 글을 쓰고 그 글에 맞춰서 딸은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했는데 아이의 눈에서 쓰여진 글과 그림이라서 더 쉽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는 딸과의 소중한 추억을 쌓으면서 더 돈독해지는 어찌보면 더 가치있는 소득을 얻었겠지만 이 책을 보는 사람들로써는 괜찮은 생물학책을 접하게 되었던 점도 있다.

 

생물학은 과학의 영역중에서도 우리의 일상과 실제적인 연관성이 있는 학문이라서 전달에 따라서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수가 있다. 책의 내용이 실제 학교의 교과서 내용과도 연관이 되기에 이 책을 읽고 교과서를 보면 더 잘 이해가 되고 또 이해를 바탕으로 하니 사실의 암기도 더 잘될꺼 같다. 물론 나처럼 수십년전에 이해없이 암기만 했던 사람의 반쪽짜리 생물학적 지식도 완전하게 하기도 하고. 좋은 생물학책이었다.

 

          <인터파크도서 신간리뷰단을 통해 제공된 도서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