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페미니즘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행복한 페미니즘>의 책장을 넘기면서 상당히 마음을 울리는 말이었다. 벨 훅스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페미니즘이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종식시키려는 운동이라면, 페미니즘은 인간이 자유와 평등을 위해 투쟁해온 운동 가운데 가장 먼 경계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페미니즘은 투쟁의 가장 먼 외연을 형성한다. 왜냐하면 페미니즘은 성차별에 대한 완전한 의미에서의 반대이며, 아울러 모든 종류의 폭력과 억압에 대한 저항과 항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꿈은 지배의 문화를 자치주의와 사회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참여 경제의 세계로, 인종과 젠더에 근거한 차별이 없는 세계로, 상호 배려와 상호 부조에 대한 인식이 강력한 기풍이 되어있는 세계로, 지구가 살아 남고 지구 위의 모든 사람이 평화와 복지를 누리며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전지구적인 생태학적 비전으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페미니즘은 매우 급진적인 정치학이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적 지배와 억압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것이며, 젠더 차별을 종식시키고 평등을 창출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들을 끌어안는 투쟁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페미니즘이 곧바로 권력에 대한 문제와 직결되는 까닭이다. 페미니즘은 권력이 어느 성(性)에 있는지를 말하며, 불평등한 성차별 의식을 낳고, 끊임없이 재생산하며, 가부장적 지식과 진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한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사회학이며 문화와 종교학이 된다. 어떤 의미에서 페미니즘은 가장 거시적인 권력에서 가장 미시적인 권력에 대한 분석이자 운동이 된다. 짧은 분량의 이 책이 모두 19장으로 나뉘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의 정치-권력에서부터 교육, 가족, 개인의 의식, 주류 미디어에 의한 왜곡, 미적 기준, 낙태, 종교-권력에 이르기까지의 성차별은 광범위하고 무의식의 심연에도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벨 훅스는 말한다; "페미니스트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가부장제를 바꿀 수 있게 되기 전에 우리들은 우리 자신을 바꾸어야 한다."

 

    그렇다면 '모든' 페미니즘은 옳은가?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벨 훅스는 가부장적 질서를 해체하려는 의지가 없는 페미니스트를 비판하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페미니스트들은 올바른 의미에서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인종적이고 계급적 편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은 그것을 부정적으로 재현하는 지배 문화에 의해 종종 왜곡될 수 있다. 주류 언론은 페미니스트를 아예 다루지 않거나 다룬다고 해도 그들이 허용하는 범위, 곧 가부장적 질서가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하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운동이야말로 여성과 남성의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가부장제의 질곡을 모든 사람에게 성공적으로 폭로할 수 있는 대중 운동이기 때문에, 반페미니즘의 역공은 언제 어디서나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자기 반성과 성찰 속에서, 그리고 실천 속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엄마는 페미니즘 운동 속에서 미래의 약속과 희망을 보고 있다. 내가 이 책 속에서 당신과, 아울러 세상 모든 이와 나누고 싶은 게 바로 그 약속과 희망이다. 지배가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보라. 여자와 남자가 아주 똑같고 기계적으로 평등한 세상이 아니라, 상호 배려의 비전이 우리의 관계를 틀 지우는 기풍이 되는 세상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보라. 우리 모두가 그냥 우리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세상. 평화와 가능성의 세계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보라...... 우리가 완전하게 자기를 실현하는 여자와 남자가 된다면, 사랑이 충마한 공동체를 만들어 더불어 살면서 자유와 정의의 꿈, 그리고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진리를 현실에서 성취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진리는 이것이다; "페미니즘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