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이 제목만 읽으면 그냥 평범한 누군가의 일상이 가득 담긴 이야기라고 지레 짐작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의 엄청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읽고 나면 분명히 놀랄 것이다.

 

무레 요코가 지은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에는 좋은 직장에 다녔으나 그것에 질리고 엄마의 잔소리에 싫증난

마흔 다섯 쿄코가 살고 있다. 벌어 놓은 돈으로 생활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상을 즐긴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만, 여태껏 일하느라 마음놓고 놀지 못한 만큼의 돈이 있기에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도 오래도록 사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그녀의 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달에 사용할 돈을 정해놓고, 그 선을 넘지 않으며 살기 위해 노력하는,

그러나 그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살 줄 아는 쿄코가 나는 참 부러웠다.

 

어쩌면 내가 지금 꿈꾸는 삶이 쿄코의 일상이기 때문인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기에 계속 일을 하고 일을 해서 돈을 벌고 돈을 벌어서 먹고 사는 것 같다.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돈이 많다고 해도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기도 할 것이고 말이다.

 

쿄코 또한 처음 자신의 상황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느새 즐기기로 마음 먹은 후 벌어지는 상황을 받아들이니

그것이 진짜 일상이 되었다.

 

허름하지만 따뜻함이 묻어나는 연꽃 빌라, 그 안에서 유영하는 세 평의 행복이

그래서 나는 좀 많이 부럽다.

세평의행복연꽃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