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면서 참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앉은자리에서 금방 읽어버릴 것 같은 기분.

그런데 내용속으로 들어가서는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 가 없었다.

재미가 없다기보다는 그 시기의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때문이었을

 것이다.

소년이든 소녀든 성을 떠나 누구나 친구에게 한 번쯤 느껴보았을 복잡한 감정.

단짝친구가 단지 친하고 좋은 사이만은 아니라는 것을 청소년기를 겪어보았다면

잘 알고 있을테니말이다.

매일매일 가족보다 더 오랜시간을 함께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공개하고 다

나누어줄 수 없는 미묘함을 작가는 참으로 잘 표현해놓았다.

마치 나의 유년시절 단짝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듯한 장면들이 문득문득

나올 때마다 책보다는 추억에 젖어들다 시간을 보내곤 했기 때문에

이 책은, 펼쳐든 이 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책장을 접을 수 있었다.

무언가 불편한듯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그 불편함이 친숙하기도 하다는 기분을

떨칠 수 가 없었다.

또, 전쟁이라는 소재를 소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실감나지 않는 전쟁을

겪으면서 성큼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살짝 보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도 전쟁아닌 전쟁을 겪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입시에 대한 압박감 속에서 친구는 '진'처럼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피니어스처럼 순수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복잡한 감정을 평화롭게 잘 조절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