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평소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매체를 통해서도 자주 일본에 관한 소식을 듣고 살아서인지 스스로 일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일본'이란 나라가 아니라 전혀 다른 나라에 관한 글을 읽는 느낌이었다. 항상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악역을 도맡고 우리 조상들이 전해주는 선진 문물을 넙죽넙죽 받았던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운줄도 모르고 우리나라 땅을 여전히 호시탐탐 노리는 파렴치한 나라. 그런 나라가 일본이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일본의 긴 역사 속에서 일부분의 지나지 않고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역사를 만들어왔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곰곰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생소하게 느꼈던건 아마도 우리 역사나 의식 가운데 일본이란 나라가 감정적으로만 너무나 깊숙이 들어와 있어서는 아닌가 하고 생각해봤다.

이 책은 크게 5부분으로 나뉘어있다.

해가 중심인 나라(고대)

무사가 주도한 시대(중세)

전쟁 끝에 찾아온 평화의 시대(근세)

세계로 뻗어가는 일본(근대)

종횡무진하는 일본의 힘(현대)

솔직히 읽어가면서 낯선 용어가 많아 한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일본어 중에 아는 말이라고는 기껏해야 약간의 도시 이름과 이토 히로부미,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같은 사람 이름 몇 개, 오뎅, 덴뿌라같은 말이 전부인데 중세부터 계속해서 나오는 지명과 사람 이름, 정책이름이 왜 이렇게 많고 비슷한지..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이 같은 한자 문화권이기 때문에 정책이나 용어들이 많이 비슷했을 거라고 추측한 내 생각이 완전히 빗나간것 같았다.

일본은 무사계급이라는 독특한 그들만의 신분이 있었고 이 무사계급은 일본 역사에 있어 아주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중앙 집권과 지방 분권이 끊임 없이 갈등하며 반복이 되고 백성들은 누가 다스리던 고통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면 봉기를 하며 무사계급 또한 하극상도 불사하는 모습이, 왕조만 바뀔 뿐 불교나 유교 사상 아래에서 질서를 유지하며 한 체제가 지속된 우리나라와는 많이 달라보였다. 그만큼 지금까지 일본에 대해 정말 모르고 살았다는 말이다.

책에 그림도 많고 앞 표지에 '초등 교과서 속 세계사 먼저 알기'라고 표기되어 있는걸 보니 이 책은 초등학생 용으로 만들어진것 같다. 그래서인지 글도 쉽게 풀어가고 있고, 역사도 통사처럼 훑어놓았다. 하지만 국제 관계속에서의 일본, 일본 문화에 담겨있는 일본인들의 생각등을 객관적이면서도 냉철한 시각으로 보고 서술하고, 우리나라와의 역사적 관계를 다룬 부분도 되도록이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 위주로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풍습이 어떤 게 있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 일본에는 어떤 훌륭한 사람들이 있는지, 일본은 왜 역사를 왜곡하고, 신사참배를 하며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지 등 이 짧고 쉬운 말로 설명되어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이런 주제에 대해서 아이들이 물어보면 아는게 없어 대답해줄 수가 없었는데 아이가 책을 읽으며 엄마에게 물어보고는 자기가 요약해서 설명해주는데 무척 기특해보였다. '지피지기면.. '이라는 어려운 말을 되뇌이지 않아도 일본은 우리가 알아야할 많은 이유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이 책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일본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줄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