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니모의 환상모험> 이 책 참 재미있네요.  처음 봤을 땐 상당한 두께에 어린이용 책 맞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이 책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생쥐 제로니모랍니다.  제로니모는 찍찍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의문의 편지와 열쇠를 받고 그 편지의 지시대로 따라갑니다. 그랬더니 그 곳에 발명가인 볼트 박사가 있었어요. 볼트 박사는 제로니모에게 자신의 발명품인 타임머신 생쥐노틸러스호를  보여주고 시간여행을 제안하죠. 그래서 제로니모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볼트 박사는 함께 시간여행을 하기로 합니다. 볼트 박사는 이번 여행에 대하여 이렇게 말해요.

 "우리는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세 시대로 떠날 걸세.
  1. 선사 시대로 가서 공룡이 왜 멸종했는지 밝혀낼 걸세.
  2. 고대 이집트로 가서 기자 지방의 대 피라미드를 어떻게 지었는지 알아볼 거야.
  3. 중세 영국으로 가서 아서 왕이 왕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다시 돌아오는 거지."
이렇게 해서 이들은 차례대로 공룡들이 살았던 시대로 갔다가 고대 이집트로 가고 또 아서왕이 살았던 중세시대로 갑니다.  물론 위의 세가지에 대해 모두 알게 되죠.

 주인공들이 우연히 시간여행 장치를 만나 역사적으로 유명한 시기로 여행을 떠나 역사적 사건 속에서 역사적 인물을 만나서 모험을 즐기다가 돌아오는 내용을 담은 책들이 아주 많죠.  엄밀히 말하자면 <제로니모의 환상모험>도 그런 종류의 책이에요.  그래서 식상하게 느낄 수 있도 있겠지만 이 책은 그 식상함을 뛰어넘을 수 있는 많은 장치들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우선 주요 등장인물들이 사람이 아니라 생쥐라는 점이에요.  주요인물들 뿐만 아니라 공룡을 제외한 역사적 인물들 모두가 생쥐예요.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는 긴장감보다는 편안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죠.  게다가 점잖은 주인공 제로니모를 항상 곤란하게 만드는 트랩은 읽는 내내 반복되는 재치와 실수로 저와 아이를 웃게 만들었답니다. 

또 이 책은 역사적 지식을 많이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가득하게 채우고 있는 그림들이 내용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에 초등 저학년생도 그림만으로도 나름대로의 재미를 찾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작은 아이는 글을 아직 모르는데도 1시간이 넘게 책을 붙잡고 자기가 알고 있던 내용을 더해가며 이야기를 만들고 있더군요. 

저와 저희 작은 아이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시간여행을 모두 마친 후에 나오는 '시간여행 노트' 부분이었어요.  이 장에서는 앞에서 여행했던 시대별로 구분짓고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할 수 있게 꾸며놓았더군요.  앞부분에서 나왔던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있고, 그 시대를 경험할 수 있는 만들기나 그리기도 있고 유용한 정보도 있고요, 누구나 알 수있는 '틀린 그림 찾기'도 있고, 미로 찾기, 퀴즈 풀기 코너도 있었답니다. 

책의 활용도가 높다는 게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제로니모를 비롯한 인물들의 모험 이야기 자체도 흥미진진하고 재미가 있고, 그들이 찾아간 역사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도 많고 그 지식을 쉽게 설명해주는 그림을 통해 이해하기 쉽고, 책을 읽은 후에 독후 활동도 다양하게 할 수 있거든요.  제로니모는 2권에서 또 다른 시대로 여행을 떠나겠죠?  또 어떤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어서 만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