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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렇게 느끼진 않았었다. 결혼하고 남자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쫓아가다보니 어느새 나도 해적들의 모험 이야기를 즐기게 되고 좋아하게 되었다. 나와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해적 이야기로는 <보물섬>, <즐거운 로저>, <바다의 약탈자 해적> 영화에서는 그 유명한 '캐러비안의 해적'시리즈가 있는데 해적들의 공격을 받는 자들 쪽에서 보면 물론 그들이 공포스럽고, 지긋지긋하게 싫은 대상이겠지만 해적들에게로 눈을 돌려보면 거칠지만 유머스럽고, 인간미가 있으면서도 언제든 배신할 수 있는 조마조마함이 느껴지고 무엇보다도 모험이 일상생활이라는게 아주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 책 <천하무적 해적>은 이런 해적 이야기에 대한 기대와 재미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책인것 같다. 아이가 먼저 읽고 재미있다고 엄마에게 권해준 책은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은 '재미있으니 어서 읽어보라'고 엄마에게 내밀었다. 우선 제목과 표지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그냥 봐도 해적들의 모험 이야기다.^^ 책을 읽어보니 이거 내용이 심상치 않다. 이발사인 몽가르드가 의사로 배에 올랐다가 그 배가 해적선을 만나고, 싸움에서 이겼으나 배가 침몰되어 모두 해적선에 오르고 어쩌다 보니 해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바다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얼떨결에 해적 선장이 된 몽가르드는 사람들의 기대 이상으로 자기의 역할을 잘해낸다. 지혜롭게 위기 상황들을 넘기고 본거지 섬도 찾게 되고 그 섬의 원주민 추장의 딸과 원주민들의 신상의 보석도 찾아준다.

이 책에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지명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엔 이름 하나 하나 익히는 게 좀 껄끄러웠는데 다행히 앞부분에 '등장인물'코너가 있어 주요 인물들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비교해가며 이해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팔코호'와'코임브라호'와 같이 책에 등장하는 배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책에서 이들 배는 단순히 그냥 배가 아니라 등장인물들과 함께 모험을 즐기는 주요인물같은 느낌도 든다. 몽가르드 외에도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개성이 모두 살아있는 점도 이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뭔가 말 못할 비밀과 사연들을 하나씩 품고 있는듯한 사람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 사연들도 우리들에게 소개될것 같다.

"전방에 배다! 배가 나타났다!"로 끝을 맺은 이 책은 아쉽게도 <천하무적 해적>의 1권이다. 앞으로 다음 권이 나온다고 하는데 아이는 벌써부터 언제 2권이 나오냐고 채근한다. "곧 나오겠지."라고 점잖게 대답해줬지만 나도 그 배가 어떤 배일지, 또 누구를 만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