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지을 시청을 정상적인 사각형 건물이 아니라 귀퉁이가 세 개밖에 없는 삼각형 모양으로 짓자는 계획은 돼지치기의 생각이었다. 돼지치기는 자신만만하게 단정지었다. 벽이 세개밖에 없는 시청은 피사의 사탑보다 훨씬 더 볼만할거야. 그럼 실다는 피사보다 훨씬 더 유명해질테고. 실다의 시민들은 석 괜찮은 계획이라고 생각하며 돼지치기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어리석은 사람들도 유명해지고 싶어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점은 중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래서 실다의 시민들은 벌서 다음날 아침 7시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6주가 지나자 벽 세개가 만들어졌다. 시장터 쪽으로 나 있는 넓은 벽면에는 커다란 문을 달 자리를 남겨두었다. 이젠 지붕만 덮으면 되었다. 얼마 안 있어 지붕까지 만들어 달았다. 돌아오는 일요일에는 새로운 시청 건물의 낙성식을 엄숙하게 치를 참이었다. 일요일이 되자 실다의 시민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외출복을 꺼내 입고 낙성식에 참석했다. 사람들은 돼지치기의 앞세우고 하얗게 회칠을 한 삼각형 건물로 올라갔다. 하지만 처음 올라가 보는 계단이어서 사람들은 우왕 좌왕했다.그러다 보니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엄청난 소동이 벌어지고 말았다. 모두들 살갗이 벗겨졌고 혹이 생겼고, 멍투성이가 되었다. 결국 다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로 얼굴만 쳐다보다가 벌컥 화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