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들은 이제 막 뒷짐 지고 팔자걸음 배우기 시작하고. 아버지들은 초등 학교에 다니고 삼촌이랑 이모들은 여태 똥오줌 못가리던 즈음이었습니다. 그 사이 지오 아이들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유.. 하는 사투리를 못 쓰게 했으니까요. 하지만 지오 어른들 생각은 달랐어요. 고속도로가 생긴 뒤로 수박이랑 참외도 작아지고, 아이들도 달라지기 시작햇다는 거엿어요. 모든게 다 고속도로 때문이랬어요. 초등 학교에 다니는 기때잉와 때보는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고갯마루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고갯마루에서는 지오와 고속도로가 한눈에 들어왔는데 얼마 전에 생긴. 읍내로 통하는 길도 보엿어요. 하지만  그 길은 산을 따라 꼬불꼬불 돌아가는 길이어서. 지오 아이들은 이렇게 산 고개를 넘는 지름길로 다녓습니다.기땡이는 금씨였죠. 기대라는 이름이 잇지만 기땡이예요. 자기 이름이 금기대라는 것도 초등학교 입학식날에야 알았어요. 금기대. 금기대가 누구니. 선생님은 몇번이나 이름을 불렀어요. 하지만 기땡이는 그 이름이 자기 이름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선생님이 기땡이 앞에 와서 가슴에 단 이름표를 들춰 보엿어요. 왜 대답을 안하냐? 네가 금기대잖아.저는 기댕인디유.기대라니까. 선생님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어요. 하지만 기땡이는 자기가 기땡인줄만 알았어요. 기땡이가 어머니에게 물었을때. 어머니는 한참 머물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