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못생긴 여자애를 하나 달고서."

 

나는 <살인자의기억법>을 읽고 난 후 김영하컬렉션세트로 구입해서 책장에 이쁘게 모셔놓고있다.

이번에 읽어본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의 책은 4번째 읽어보는거지만 역시나 이 소설도 굉장히 시니컬하고 직설적이다.

총 8개의 단편는 마치 실제 일어났을법한 일들로 쓰여져 있다. 

각 주인공의 인생에 잠깐씩 스쳐가듯 읽어버린 <오빠가 돌아왔다>.

 

 

* 차례

오빠가 돌아왔다/
이사/

보물선 /
그림자를 판 사나이 /

너를 사랑하고도 /
너의 의미 /
마지막 손님 /

크리스마스 캐럴 /

 

 

 

오빠가 돌아왔다 中

어차피 누군가가 권력을 잡아야 한다면 아빠보다는 오빠가 나았다.

아빠는 오빠더러 탈레반이라고 욕했지만 타레반이든 오사마 빈 라덴이든 아빠보다는 낫다.

아빠는 아버지가 갖춰야 할 모든것을 안 갖춘, 그야말로 나쁜 아빠 종합선물세트 같은 인간이다.

 

 

보물선 中

세상에는 보물선의 전설을 믿는 사람, 직접 보물을 찾겠다고 발로 뛰어드는 사람.

그리고 그걸재료로 돈을 버는, 재만 같은 사람들이 있다. 어디에나 이런 구조가 있다.

경주에가면 신라 고분에 관한 전설을 떠드는 할아버지들이 있다. 그걸 듣고 밤을 낮삼아 야산 여기저기를 몸소 쇠꼬챙이로 쑤시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결국 돈을 버는 것은 중개상인 나까마들과 인사동에 앉아 쌍화차를 시켜먹는 노희한 골동품가게 주인들 뿐이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中

"별은 빛나고 우리들의 사랑은 시든다. 죽음은 풍문과도 같은것 귓전에 들려올 때까지는 인생을 즐기자."

"아니, 난 로맨틱 코미디가 좋아. 투닥거리지만 마지막에 모든 게 용서되잖아."

 

 

너를 사랑하고도 中

"정치는 예술이야. 둘은 아주 비슷해. 둘 다 사기지. 속고 속은 줄 몰라야 하거든.

그리고 하는 사람은 재밌는데 보는 사람은 지루할 때가 많아. 또 있어. 키워주면 꼭 자기들끼리 놀아."

 

 

너의 의미 中

바람둥이에게도 도덕은 있다. 도덕적 바람둥이라는 말은 없지만 바람둥이의 도덕은 있다.

이를테면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나오는 토마스는 한번 만난 여자는 삼 주 후에나 만난다는 식의 도덕을 가지고 있다.

두 여자를 동시에 만나지 않는 나는 놈도 있고 심지어는 오직 한 여자와만 섹스를 한다는, 얼핏 당연해 보이는 규칙을 가진 놈도 내 주위에는 있다.

 

 

 

 

 

사실 처음엔 단편집인지 모르고 읽었다.

너무 빨리읽히니까... 읽다가 보니 오빠가돌아왔다에서 이사 로 넘어갈때 '뭐지?' , '아......뭐야..진짜..ㅋㅋ.' 난 아직 안끝났는데 벌써 한편이 끝나버렸다. 

아쉬웠다. 재밌게 읽고있었는데..ㅠㅠ. 너무 야속하다. 이 한편 한편을 장편으로 만들었다면 정말 기가막힐텐데!!

그래도 정말 짧은 단편들이 였지만 장편을 하나 읽은 것 만큼의 만족감은 있었다.

단막극, 단편집 이런거 원래 안좋아하는데 왠지 모르게 김영하의 소설이니까? 좋다.

오빠가돌아왔다, 김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