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 털어놓고 나니 알 수 있었다.

세상과 나를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 보였다.

세상을 향한, 여러분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내 마음 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건, 사랑이었다.

무릎팍도사에 출현한 그녀를 보고 난 이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으로 나에게 익숙한 저자였던 한비야 씨의 또다른 책인 <그건, 사랑이었네>를 나는 읽어보았다. 방송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펼쳐주었던 그녀의 말솜씨에 놀라면서, 그녀의 새롭고도 가슴 찌릿찌릿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책에서 그녀가 어떤 말을 할것인지 기대가 되었다.

천길 벼랑 끝 100미터 전.

하느님이 날 밀어내신다. 나를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미터 전. 계속 밀어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미터 전. 더 나아갈 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을 거야.

벼랑 끝. 아니야, 하느님이 날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 테니까.

그러나, 하느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 .

그때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국제홍보회사에서 근무하다 어린시절 계획한 '걸어서 세계 일주'를 실현하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여행길에 올랐던 한비야씨. 그렇게 시작해서 7년간에 걸친 세계 오지 여행을하고, 긴급구호일을 해왔던 그녀. 지금은 또다른 길을 향해 긴급구호에서의 일을 잠시 끝마치고 공부를 시작하려하는 그녀... 그녀의 그러한 열정과 뜨거운 가슴이 나는 참 부럽다. 나는 너무나 지금까지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와 부끄러움을 느꼈다. 몸과 마음이 힘들었을텐데도 항상 밝은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희생하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그녀에게서 또다른 행복의 모습을 보았다. 많이 가지고 위로 올라가는 것만이 행복은 아니고, 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면서 가진것을 나눌 줄 아는데서 오는 행복 말이다.

평화를 위한 기도

오, 주님 저를 당신의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게 하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며

용서받기보다는 용서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나아감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종교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나에게 심어주었던 그녀의 이야기들... 나는 그녀의 신앙얘기를 들으면서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졌다. 자신이 믿는 신을 절대자라고 믿으면서 말과 행동을 달리하는 이기적인 신앙인들을 나는 많이 보았다. 그런데 한비야씨는 정말 우러나서, 진심으로 진실되게 자신의 신을 섬기며 신앙생활을 하고있었다. 무교인 나에게조차 이런 종교생활이라면 정말 꼭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만드는 그녀... 지금 이순간, 나 그리고 그녀는 또다른 새로운 문 앞에 같이 서있는 동료이다. 우리가 앞으로 한발짝 문을 열고 나갈 그 순간만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혼자가 아니라 한비야라는 든든한 동료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고 또한 앞으로 나아갈만한 충분한 독려를 받고있다는 것에 다시한번 행복하다. 나도 그녀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하고 나 자신도 행복해지는 그러한 삶을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