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 퍼레이드, 동경만경 으로 만났던 작가, 요시다 슈이치.

잔잔한 느낌의 그의 이야기가 좋았었고 그러다 만난 "악인"이라는 작품 또한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치는 그 이상이었던 거 같다.

 

이 책은 "여행" 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작가가 2008년 가을부터 2010년 여름까지 ANA그룹의 기내잡지애 연재했던 단편소설 12편과 에세이 11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놓은 것이다.

 

원래 단편을 그렇게 즐겨 읽는 편이 아니여서인지 이 작품의 단편이야기들은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던 거 같다.

뭔가 시작은 되었는데, 끝이 어? 이러는 순간 끝나버린다던가, 나의 이해력 부족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다시 앞으로 돌아가길 여러번 했던 거 같다. 제목과 내용을 연결시키고자 해도, 이번 단편이야기들은 사실 나에겐 좀 별로였던 거 같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캐치가 힘들었다.

 

그렇게 해서 넘어간 에세이 부분은 작가가 여행했던 나라들에서 생겼던 작은 에피소들들의 모음이었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일들이었기에, 읽으면서 아, 이분도? 이러는 공감을 형성하며 읽었던 거 같다.

특히, 한번씩 나오는 외국에서 본 한국인에 대한 인상,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느낀 인상들을 아주 좋게 말하는 작가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을 느낄 수 있어 더 신나게 읽었던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소개된 "악인을 돌아보는 여행" , 악인이라는 소설을 쓰면서 그 배경이 되었던 곳을 다시금 가보면서 일어났던 일들을 쓴 글에서는 아, 이렇게 하는 여행또한 참 특별한 느낌이 있겠다 싶었다.

작가가 아니더라도 독자인 우리도 한번쯤은 이런여행도 괜찮겠구나 싶은 생각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마저 가지게 되었다.

 

일기가 그날 그날 쓰는 글이라면 작가에겐 이 책이 한 달 늦게 적어온 일기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설가의 일기장을 살짝 엿보는 느낌이 든 책이었다. 작가의 잔잔함은 이 책을 통해서도 여전히 느낄 수 있었지만,

단편에서 느꼈던 부족한 느낌을 그나마 에세이로 조금은 보상받은 듯 하다.

다음 작품은 오로지 그의 일기로만 엮은 에세이집을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하늘모험, 요시다슈이치,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