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고 있는 살인자가 딸을 구하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가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등장인물의 눈빛이 오싹했고 주인공의 기억 또한 소름 돋았다. 중간 중간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은 마지막의 반전을 위한 장치였던가. 소름이 절로 돋게 만든 책이다. 어두운 분위기에서 웃음을 주는 서술이라든가 예상치 못한 사건의 전개가 역시 김영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조마조마했지만 살인자에게 동정심은 들지 않았다. 살인자는 살인자일 뿐이니까. 무참히 죽어간 생명들이 안쓰럽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어 그동안의 일을 상상하게 만든다. 김영하의 책을 자꾸 찾게 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