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박지윤의 목소리에 별을 다섯개밖에 달지 못하는걸까?
여자들이 가장 쉽게 할수있는 개인기로 박지윤의 모창을 고르지만,
그 목소리로 항상 노래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로 태어난 그녀는 역시 매력적이다.
그런 그녀가 돌아왔다.

<꽃, 다시 첫번째>

일단, 흠잡을 곳이라고는 찢어지기 쉬운 자캣밖에 없다는 말을 꼭하고 넘어가야겠다.
앨범을 듣기위해 CD를 꺼내자마자 자캣이 북 찢어져서
매우 마음이 아픈상태다.

하지만, 정말 흠잡을곳이 아무것도 없는 앨범이라 하겠다.
50분짜리 미니콘서트 같은 느낌이었다.
핀조명을 받으며 그녀가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눈앞에 그려졌다.

*

남자친구에게 갑작스러운 이별통보를 받고
아무도 없는 허름한 bar에 들어가 엉망진창으로 술을 마시고있는데
아주 슬픈 노래가 흘러나온다.

고개를 돌리니 바로옆 무대에 박지윤이 통기타를 매고 앉아 노래를 부르고있다.
'박지윤이다!'하고 놀랄 여유도 없이 그녀가 부르는 슬픈 노래들을 들으며
그 노래가 내 이야기 같아서
날 버린그가 미워졌다가, 그에게 잘 못해준 내가 미워졌다가
결국엔 또 눈물만 흘리며 그녀의 노래를 듣고있었다.

그녀는 우는 나는 상관없이 계속 계속 노래를 불렀다.
계속 슬픈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예쁜 목소리로 계속 슬프지만 예쁜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들을 듣고 있으니 '아, 맞아. 사랑이란게 원래 이렇게 아픈고 슬퍼'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헤어지면 원래 슬픈 노래를 들으며 자기 연민에 빠지게 되는데
그녀는 오히려 슬픈 노래들로, 다양한 이별이야기로 나를 위로해주는것 같았다

*

박지윤의 앨범은 마치 이런 느낌이었다.
어느한곡을 평가하기도 전에 "니마음 나도 다 이해해"하는 말로 어루만져주는 느낌...

그녀는 "나는 다시 처음이야"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당신은 또 처음이군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매번 그녀는 어쩌면 쉽게 질릴수 있는 목소리로 '처음'을 만들어내서 가지고 돌아 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