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의 일러스트가 눈의 여왕을 너무 잘 표현했기에 무척이나 많은 기대를 했었다. 또한 글담 인디고에서 출판한 책이라고 하여 더더욱 기대가 되었다.

역시나..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책이다. 눈의 여왕의 차가움과 냉정함이 그림에서 여지없이 보여졌기 때문이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동화 작가이다. 어렸을때 읽었던..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아이에게 읽었던 안데르센 동화는 감동과 사랑과 기쁨이 늘 함께 했던 밝은 이야기이다. 이런 안데르센의 동화를 어른들의 버전으로 다시 꾸몄다고 하니 기대를 안할 수가 없다.

'눈의 여왕' '인어 공주' '나이팅게일' '백조 왕자' '장난감 병정' '성냥팔이 소녀' 이렇게 6가지의 동화가 정말정말 예쁘고 섬세한 일러스트와 함께 엮어져있다.

책의 대표적 이야기로 꾸며진 '눈의 여왕'은 어릴적 만화로도 보았던 그 느낌 그대로였다. 소년을 데려가기 위해 눈보라와 함께 나타났던 장면과 조용하고 차분했을 그녀의 목소리가 상상속으로 떠오른다. 어릴적에는 무척이도 무서웠던 눈의 여왕이 이제는 차갑고 냉정한 그녀의 모습에 또 다른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똑같은 동화지만 어른이 되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른것은 그만큼 내가 변했다는 사실인가?? 이러한 사실에 한번쯤은 미소를 짓게된다.

나이팅게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따뜻한 봄날과 향긋한 꽃향기를 떠올리게 된다. 백조왕자는 가슴 졸이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결말을 뻔히 알면서도 공주가 화형 당하기 직전의 그 긴박함은 지금도 고스란히 떠올리게 된다.

손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책크기도 맘에 너무 든다. 간혹 차를 타고 움직일때 가방속에 넣고 함께 움직이리라. 나이가 들어서 왠 동화냐고 되묻는 이가 있겠지만 때론 동화를 통하여 옅어지는 아이적인 감성도 필요한 것이 인간이 아닐까?

좋은 이야기는 오래 남겨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좋은 그림과 좋은 구성은 더욱 오래동안 사람들 손에 남겨질 것이다. 예쁜 책을 손에 들고 있으면서 흐뭇하게 웃는 나는..아직도 소녀의 마음이 남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