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이후로 윤민수의 반응이 남다르다. 윤민수는 그 이전에 바이브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남다른 보컬색으로 매니아층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던 보컬리스트이다. 

오늘, 이렇게 바이브의 첫 앨범을 소개하는 자리가 어찌나 반가운지 모른다. 

나가수 방송 이후 윤민수가 많이 알려지면서 혼자만 아는 가수라고 여겼던 내게는 약간의 아쉬움같은 마음이 남았었다. 그냥 나혼자 알고, 나혼자 좋아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만인이 다 아는 가수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우스운 말이지만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어쨌든 음악이야기로 돌아가서.

바이브의 첫 앨범은 내가 그를 알게된 첫 앨범이기도 하다. 우연히 집에서 티비를 보다가 '미워도 다시 한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를 알게 됐다. 2002년도 어느 봄날의 일이다. 처음 '미워도 다시 한번'을 들을 때의 전율을 기억한다.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이 곡을 그냥 듣고 넘길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보컬 윤민수의 목소리 때문이다. 남자치고는 매우 높은 음역대, 그러나 완벽히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거친 발성이 남성적이지만 유약한 남성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무난한 발라드곡처럼 보이는 이 곡이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보컬이 윤민수여서라고 확신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앨범은 바이브의 첫 시작이기도 했지만 보컬리스트 윤민수를 세상에 알리는 기회이기도 했다. 바이브가 가장 유명해진 건 장혜진과의 듀엣곡 '그남자, 그여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매니아층에게 가장 사랑 받는 앨범은 바로 첫앨범은 바로 이 앨범이다. 재밌는 일이지만 그렇다. 첫앨범에는 멤버였던 랩퍼(이름을 모르겠다)의 말하는 듯한 랩핑이 어우러져 힙합느낌이 나는 곡까지 무난히 소화했지만 이후 앨범부터는 이 멤버가 탈퇴하면서 발라드노래만 가득하다. 또한 소망, youre my girl, 끝이 아니기를 등의 지금 들어도 손색없는 주옥같은 곡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될성 부를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그의 진가가 방송에서 발휘되는 순간,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10여년전 내가 보았던 그 모습이 이제야 발휘되는구나. 이제 그가 대중에 알려지는 순간 내 마음속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만 아는 아티스트'는 사라지지만, 이제는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아티스트로 오래 남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