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오래된 것들 중의 하나에는 음악이 들어갈 것이다. 처음의

시작은 작은 신호에서 시작해서 제사의 배경음악, 그리고 신을 찬양하는 것으로 사

용되던 음악은, 마침내는 모든 인간들이 슬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존재가 되었다.

음악이 마치 일부 특권층의 소유물처럼 생각되던 시절에도, 그 부류에 속하지 않은

너무나도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음악을 즐겼으며 또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모

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음악의 발전 방향이 바로 지금의 모두가 쉽게 즐기고,

자신이 즐기고 싶은 음악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

른다. 그리고 그렇게 현대에 음악을 즐기는 이들의 뿌리를 찾아가면 만날 수 있는

이름이 있다. 바로 그들이 비틀즈다.

현대에 음악을 하는 이들 중에서 그 음악적 바탕에 있어서 비틀즈에 빚을 지고 있

지 않은 이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 알고 있

는 비틀즈의 노래들이 몇곡이 있지만, 그 노래들의 비틀즈의 음악의 전부는 아니며

그렇기에 그들이 만들고, 실험하고, 시도했던 다양한 음악들은 사람들에게 전해지

고 전해져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기도 하고, 나누어지고, 다시 모여서 현대 음악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러한 비틀즈의 음악을 스테레오로 리마스터링한 이 박스셋은 그러한 점에서 비틀

즈의 지난 음악들을 모두 모아 감상하면서 비틀즈가 만들어낸 음악의 세계에서 여

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리고 더불어 그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어느 작은

부분에서까지도 지금의 다양한 음악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부

분이 바로 비틀즈이 위대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의 음악들에 비해서 조

금은 투박하고 조금은 촌스러운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리마스터링을 했

다고 하지만 그들이 음반을 냈던 시기의 기술을 생각하면 음악의 선명도에서도 비

틀즈의 이번 박스셋은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

에도 불구하고 비틀즈의 음악이 만들어내는 광채는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빛을 낸

다. 그리고 그렇기에 비틀즈의 음악을 다시 듣는다는 것은, 이제는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들의 음악적 완성도와 그들의 삶을 다시 만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오래전부터의 비틀즈 팬들에게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방법으로 비틀즈를 만나는 경

험이 될 것이고, 새롭게 이번을 기회로 비틀즈를 접하는 이들에게는 비틀즈가 지금

까지 사랑받았던 시간만큼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경험이 될 것이

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온다면 그 대답은 하나일 것이다.

'왜냐하면, 비틀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