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보기| 전체(10633)

추리소설을 독자와 작가의 싸움이라고 이야기하면 그것은 불공평한 게임처럼 느껴진다.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쓴 작가와 그 이야기를 읽는 독자의 머리싸움이다.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감동을 전하는 작가와 그 이야기에서 감동을 느끼는 독자의 싸움이고, 스릴러는 또한 다른 의미에서 작가와 독자의 머리싸움이다. 그렇게 모든 이야기는 작품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작가와 그 작품에서 작가가 주려는 것을 받는 독자간의 머리싸움이고, 그러한 작가와 독자의 머리싸움이 가장 중심을 이루는 것은 바로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추리소설의 가장 일반적인 형식인 범인찾기는 결국 작가가 전해주는 단서들에서 독자들이 올바른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이기에 작가와 독자들은 결국 그 범인을 놓고 머리싸움을 벌이게 된다.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된 작가와 독자의 머리싸움이 만들어낸 트릭이 바로 서술 트릭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고전적인 기발한 장치를 이용한 트릭은 독자들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래서 심리적인 트릭들을 만들어냈고,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독자들을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에 가두어 버리는 서술 트릭이 나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서술 트릭을 가장 잘 쓴 작품들을 만나보자. 그리고 다시 한 번 작가와 머리싸움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