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특정한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 "아 그때 이렇지 않고 저랬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거나 "저 사람이 이때 죽지 않았으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커다란 그림에서 주요 내용들이 역사속의 실제일들이라면, 그 여백에 우리의 생각과 희망이 덧붙여 마치 커다른 도화지의 바탕을 채워나가는듯이 말이다.  이 책 "소현세자 독살사건"역시도 이와 같다. 이 책의 작가인 이수광은 이런류의 역사소설류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이다. 드라마화도 된 그의 전작들을 보자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그런 감탄이 바로 이 책 "소현세자 독살사건"에도 그대로 이어지니 충분히 독자의 기대감을 채워준다.

 

  조선의 역사가운데 몇가지 변곡점이 존재하는데 그 중 커다란 사건을 뽑으라면 "인조반정"과 그에 따른 병자호란이 한손가락안에 꼽힐것이다. 이 책 "소현세자 독살사건"의 배경은 바로 이 때이다 전쟁에 패배한후에 청에 인질로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끌려갔다 돌아온후 청에서의 생활동안 새로운 세상에 눈을뜨고 조선을 바꾸어보려한 소현세자. 그러나 태생부터가 광해군을 밀어내면서 등장해 그 누구도 심지어는 자신이 낳은 자식마저도 믿을수 없는 인조. 인조반정 체가 광해군의 정치노선에 대항하는 세력에 의한것이니만큼 그 당시 조선에서 소현세자가 걸으려고 하는 길이란 정치적으로 기득권 세력에 상당한 저항을 받을수 밖에 없을것이다. 그러기에 석연치 않은 역사적 사실 "소현세자의 죽음"이 있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소현세자의 죽음"이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권력에 눈이 먼 인조에 의한 독살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픽션이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이나 이를 표현한 작가의 필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현세자 독살사건"을 사실이라고 믿게 만든다. 그리고 이 바탕위에 조선의 두 여협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 여협객 이야기 역시도 일종의 야사이긴 하지만 단순한 기록을 작가가 "소현세자 독살사건"이라는 작품의 바탕안에 생동감있게 그려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가는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조선의 '무림'을 표현해 내고자 하는 의도였지만 여자 주인공들이 무공을 얻는 과정등에서 너무 개연성이 없으며 그래서인지 정치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는 면에서는 흡입력이 있지만 무림이나 무공등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는것 같았다.(그건 아마도 내가 무협지를 무척이나 많이 보아서 일지도....;;)

 

  이책은 분명 잘 만든 책임에는 분명하다. 더군다나 최근의 추세와도 맞닿아있으니 작가의 전작들처럼 영상화될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아니라 작가역시도 이 책을 이 한권으로 끝내지 않을 생각인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간만에 조선의 역사를 바탕으로한 재밌는 소설을 읽을수 있어 좋았다.

 

장점 :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잘 탔다. 

 

단점 : 이러다가 독자들로 하여금 진짜로 "소현세자가 독살"되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것 아닌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