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치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대학생때부터이다. 내가 다니는 과의 특성상 정치와 법과 관련한 강의를 들어야만 했는데 학생을 깨우는 교수님 덕분에 정치의 눈뜨게 됐다. 처음에 정치는 나와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치는 우리의 생활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면 아르바이트 시급문제나 신호등의 알림음, 대중교통의 요금이나 정류장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모두 정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지도자가 무슨 신념과 의도르 가지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천지차양이다. 가령 부자가 살아야 돈이 넘쳐 자연스럽게 부가 배분된다고 믿는 지도자의 경우 부자위주의 정책을 펼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민들의 고통이나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정작 선거때보면 서민정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지킬 것처럼 이야기하고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흔히 정치인은 '그나물에 그밥'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거짓공약으로 투표심을 사는 것도 있지만 정치인이 되고 나면 녹록치않은 기존의 관행과 절차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서민을 위해 귀기울일줄 알고 행동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기준으로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나는 그 답을 찾기위해 실마리가 되어줄 <누가 지도자인가>를 읽었다.

  <누가 지도자인가>는 기자생활을 한 박연선씨가 직접 인터뷰하거나 만난 적이 있는 지도자들의 대해 기록해놓은 책이다. 기자출신이기에 날카로운 통찰력이 보이기도 했지만 직접 정책의의장, 원내대표 등 살벌한 정치판을 걷기도 했기에 실감있다. 또한 본인이 들은 이야기가 아닌 직접 마주한 지도자들에 대한 설향과 선거나 제도화 과정을 기록했기 때문에 믿음이 갔다. 또한 정치인 특유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아닌 솔직하고 정갈한 글을 읽으며 속이 시원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도 있으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텐데 말 속에 뼈가 있고 신랄하다.

  나처럼 정치인사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현 정세와 과거의 제도권 변화에 대해 알 수 있는 배움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계인사를 논했기에 정치적인 홍보전략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한다.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내온 인물도 있었지만 인터뷰를 하며 몇차례만난 지도자에 대해 평한 것이다. 특히 넬슨 만델라의 경우 외국에 지도자에 대한 평을 보며 한국과의 차이를 느껴보려고 했으나 나의 의도와는 달리 대중적으로 알려진 모습이 담겨있어 아쉬움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정치의 문외한인 내게 유익했다. 정치인이 되는 순간 권력으로 군림하는 사람도 있지만 서민을 위한 사람들도 있기에 세상은 살만하다. 그러한 분들이 정치판에서 홀로 혈혈단신하다가 사라지는 것보다 유연하게 대처하며 끈질기게 살아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