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나는 주로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구태여 아쉬운 말을 하며 상대방에게 나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설득과 이해를 기반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직업만은 피하고자 하였고 부정하였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꼭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나의 의견을 어필함으로서 상대방의 행동을 필요로 할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하다못해 회사의 면접관에게도 내가 적임자임을 느끼게끔 해야한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단순히 책 제목에 호기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가급적이면 누군가를 설득하려고 들지 않지만 필요한 상황에서는 해야하는데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설득하지 않지 않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이 책은 소통에 대해 여러 곳을 다니며 자신이 겪었거나 현장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만나며 제시해 준 방안들에 대해 쓰여있다. 책에서 말하는 것은 첵의 제목처럼 상대를 절대 설득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에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줄 것을 강조한다. 그것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방법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주기 위해 해야할 것이 몇가지 있다. 첫번째 상대방이 하는 말에 대한 나의 생각과 판단을 멈춰야한다. 그리고 상대가 하는 말의 깔려있는 감정을 읽어준다. 그러면 말하는 사람은 듣는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상대방에게 내가 기대하거나 바라는 행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위 방법은 내가 학교다니면서도 배운 나-전달메시지와 유사하다. 하지만 매우 귀찮고 오그라드는 방법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실전 현장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효과는 분명 있다. 책에서도 나와있듯이 사람은 이성적인 것 같아도 감성적이고 뇌 시스템적인 부분에 따라 행동하는 단순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이 기법을 화난 사람이나 불만을 품고 온 사람에게 해보고 놀랐다. 여러 사람을 붙잡고 몇 십분째 같은 소리만 하던 사람의 감정을 읽어만 주었을 뿐인데 화가 사그러들었고 이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였다.

나는 갈수록 비정규직화되는 사회를 보면 사람도 기계의 일부분처럼 사용되고 버려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내가 필요할 때 연락하고 지내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은 애초에 친해려고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타인도 내 필요에 의해 설득하고 꾀어내는 수단인 것이다.

물론 요즘 시중에 출간되고 있는 상처, 힐링, 용기, 흔들림 등의 주제를 엮은 책의 제목만 봐도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보인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요즘은 사회를 돌보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보다 개인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 시급한 사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에게 먼저 무조건적인 친절과 배려를 보이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그랬다가는 되려 이용당할 수 있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나 역시도 나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인색하고 표현이 서툴고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조언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내 자신을 너무나 잘 알기에, 앞으로 달라지고 싶고 노력하고 있기에 말 할 수 있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면 내 주변사람도 가능할 것이다.

끝으로 '설득'에 대한 부담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