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을 존경한다. 가장 훌륭한 글은 가장 간결한 글에서 나오는 강한 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시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런 함축적이 감동이 밀려오는 그 순간이 짜릿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어려운 표현이나 애매모호한 현학적인 부분이 없다. 누구나 시를 감상하면 시인이 하고자 하는바, 내가 이 시를 접함으로써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할 만큼의 여유를 주는 시이다. 때로는 한 페이지 가득 차지하는 시도 있고, 때로는 두 행 정도의 짧은 시도 있다.

 나는 여러 시 중에서 이 시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좋아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읽은지 오래된 시라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떨림과 충격은 아직도 기억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한없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좋은 시집을 만나면 한없이 설렌다. 많은 시를 읽었고, 많은 시집을 펼쳤지만 이만큼 내가 만족한 시집은 '꽃을 보듯 너를 본다'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