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때가 아이들의 자기주장이 생길때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의 이유없는 떼쓰기와 무조건 자기가 한다며 오기를 부릴때면 정말 내 아이지만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마련..

그럴때 또 가장 아이가 많이 쓰는 단어가 이 책의 제목처럼 '싫어!'가 아닐까 싶다.

내가 낳았지만 도대체 이해가 안될때나 엄마의 의견에 무조건 싫어~를 외칠때면 정말 아이의 머리속에 들어가 보고 싶기도 했었다.

초보 엄마로서 아이의 말그대로 싫다고 하면 그 말을 들어줘야 하는건지 그래도 엄마의 생각대로 밀어 붙여야 하는지 늘 갈등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적절하게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아이를 다독여가며 의견을 조율할수 있게 되었다.

초보 엄마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이의 이유없는 반항에 조금은 여유롭게 대처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파울이 놀이터 의자 뒤편에서 봉투 하나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봉투안에는 "싫어"들이 반짝 빛나고 있었고 파울은 나오고 싶어하는 "싫어"들을 꺼내주기로 마음먹게 된다. 아.. 이 불길한 예감.. 왠지 이 책에 그려질 상황들이 상상이 되는건 아이를 키워본 엄마이기에 당연한게 아닐까 싶다.

 

파울은 놀이터에서 놀다 엄마가 집에 가자는 말에 봉투에서 "싫어!"를 꺼냈고, 신발 벗어~라는 말에도, 잠바 걸어놓으라는 말에도, 손을 씻으라는 말에도 모두 싫다고 말했다.

저녁은 소시지와 감자 샐러드였는데 소시지를 더 줄까하는 엄마의 말에도 맘에 없는 싫어!가 툭 튀어나왔다. 이젠 원하지 않을때도 수시로 싫어!가 튀어 나온다. 파울손에 들려있는 싫어 봉투의 비밀을 엄마는 모르는것 같다. 아이를 좀더 잘 들여다 보았다면 그 봉투를 발견했을거구 그랬다면 맘에도 없는 싫어!를 외치는 파울의 마음을 이해했을텐데...

결국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필요한것은 엄마의 섬세한 관심과 이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식탁 옆의 고개를 빼꼼히 내민 사자를 페이지마다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본격적으로 파울은 모든일에 싫어!를 외친다. 이제 엄마의 한계가 드러날 차례인듯..이제 봉투가 없어도 파울의 입에선 자연스럽게 싫어!가 나온다.

 

이제 파울은 제멋대로 나오는 싫어!를 길들이고 싶다.

엄마와의 굿나잇뽀뽀도 방해하는 싫어!가 이제 싫어지려 했거든..

싫어!때문에 사고도 날뻔했기에 엄마와 파울은 서로 지쳐간다.

신나보였던 파울의 얼굴엔 근심만 가득하다.

 

이제 파울은 모든 사람에게 싫어!라고 말했고 화장실 갈래라는 선생님말에도 싫어!라고 해서 결국 바지에 쉬까지 해야 했다.

마법에라도 걸린듯 파울의 입에서는 "싫어"만 나왔다.

외로워 보이는 파울...

파울은 지치고 피곤했다. "싫어"라고 말하면 신나기만 할줄 알았는데 그 말이 얼마나 자신을 힘들고 지치게 하는지 알았을테지...

이제 "싫어"봉투에는 "싫어"가 한개 남았다.

엄마가 파울을 데리러 유치원에 왔을때 엄마는 아직도 싫어가 좋냐고 파울에게 물었고, 파울은 마지막 한개 남았던 "싫어"라는 말을 썼다. 싫어는 이제 싫어....

아이스크림 먹자는 엄마의 말에 파울은 행복한 표정으로 "좋아요~~"를 외쳤다.

아이를 키워보니 아이의 싫어!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었다.

정말 말 그대로 싫은 것도 있었지만 엄마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을 때로는 싫어!라는 강렬한 단어로 표현하기도 했던것 같다.

결국 아이의 마음을 잘 읽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게 중요한것 같다.

파울의 엄마도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때까지 화내지 않고 잘 기다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것 같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잘 못한다고 한다. 그 마음을 엄마가 예민하게 잘 캐치해서 적절하게 말로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고 하니 아이의 표정과 반응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엄마의 대처능력이 필요한것 같다.

아이가 싫어!라고 말할때 아이의 마음도 역시 편치 않다는 것,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할수 있도록 엄마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이책이 주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역시나 아이를 잘 키운다는건 참 어렵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오늘도 하루에 열두번은 싫어!를 외치는 울 아이들... 그 단어에 집중하기 보단 그 마음에 눈과 귀를 집중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