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집에 이미 아이를 위한 고사성어책도 있고, 써보면서 익히는 책도 있지만 생각만큼 아이들이 즐겨주지 않더라구요.

아이들이 잘 읽어서 고사성어에 담긴 좋은 의미와 지혜를 몸에 익혔으면 좋겠는데 재미가 없으니 그게 쉽지는 않았어요.

이 책을 읽고 다소 어렵고 따분한 주제는 역시 만화만한 게 없구나 싶었네요.

특히나 집에 있던 '검정고무신'을 수십번 읽었던 아이들이라 이 그림체를 딱 보더니 검정'고무신 기영이다! 하고 좋아하더라구요.

이모네 집 책장 구석에 꽂혀 있던 '검정 고무신'을 딸아이가 찾아 내어 가져오길 잘했다 싶었죠.^^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하거나 다소 낯선 고사성어를 만화를 통해 풀어주고 한자와 더불어 뜻과 의미까지 제대로 살펴볼 수 있어요.

초등 친구들에게 고사성어를 가깝게 여길 수있도록 돕기에 이 만한 책이 없네요.

이 책은 공짜 선생님이 정치계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와 밭을 일구며 살면서 제자의 자녀를 방학동안 맡아 주면서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에게도 요런 선생님이 시골에 계시면 방학에는 무조건 맡기고 싶네요.

자연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 도시 아이들에게 이만한 교육이 또 있을까 싶거든요. 사고의 틀을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장된다면 공부는 저절로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저의 소망일 뿐일까요?^^

암튼 가장 먼저 등장하는 고사성어는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뜻의< 一日不作一日不食 일일부작 일일불식> 이에요.

한 스님이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 죽는 날까지 일했으며 일하지 못하자 굶다가 입적하셨다는 이야기를 공짜 선생님이 해주시네요.

만화가 끝나면 < 공짜로 배우자! > 코너에서 한자와 그 뜻과 쓰임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이야기에 대해 좀 더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앞서 만화에 나왔던 스님의 이야기가 실제의 이야기였네요.

백장 스님이 아흔이 넘도록 일을 하시고 일을 못하게 되자 음식을 거절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노동이 도를 닦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거였네요.

제가 영화 <간신>을 보았는데 그 영화에서' 흥청망청'이라는 단어가 연산군때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궁으로 강제 입궐된 미녀들을 운평이라 칭하고 왕에게 간택받은 운평들을 흥청이라는 계급으로 명명했대요.

이 흥청들 때문에 연산군이 망했다 하여 흥청망청이란 단어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흥청망청이라는 단어를 무심코 쓰기만 했지 어떤 유래가 있는지 몰랐는데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우리가 유래도, 그 말이 생기게 된 원인도 잘 모르고 그냥 쓰는 말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이 책은 그런 고사성어에 대해 유래를 알려주고 있어 읽는 내내 저도 흥미롭게 읽게 되더라구요.

모르는게 참 많았다는 반성도 하고 말이죠.

<주지육림>이라는 고사성어는 평소에는 자주 쓰지 않지만 중국 역사를 통해 왕이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냐에 따라 흥망성쇄가 이루어지는 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술이 연못을 이루고, 고기가 숲을 이룰 정도라니 얼마나 임금이 호사스럽고 방탕하게 생활했는 지 짐작이 가네요.

그 밑의 백성들이 고생했으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네요.

하나라의 걸왕은 말희라는 여인에 빠져 흥청망청, 은나라의 주왕은 달기라는 여인때문에 망했다고 하니 경국지색의 힘이 크긴 하네요.

그럼에도 여인때문에 망했다고 죄를 씌울게 아니라 임금이 어질지 못함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죠.

우리의 역사는 아니지만 고사성어를 배우면서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된답니다.

봉건 제도를 그림으로 보니 이해가 쉽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학교 다니며 세계가 공부하면서 중국을 통치했던 나라의 이름 외우느라 고생했던 기억도 나네요.

초반에는 익숙치 않은 용어가 많이 나왔다면 책 후반으로 갈 수록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익숙한 고사성어가 등장합니다.

확실히 글로 읽는 것보다 그림으로 보여주니 머리에 더 쏙쏙 들어오네요.

오나라와 월나라에 있었던 이야기인데요.

월나라 구천과 싸우다 죽어가던 아버지 합려는 아들 부차에게 반드시 원수를 갚아달라 했고, 부차는 힘을 기르기 위해 장작더미 위에서 자면서 이를 갈며 힘을 키워 월나라를 구천을 사로 잡았어요.

꾀 많은 신하 덕에 목숨을 건진 구천은 부차를 치기 위해 쓰디쓴 쓸개를 핥으며 복수를 다짐했고 20년만에 복수를 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오나라와 월나라는 모두 망했는데 임금이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닌 사사로운 감정으로 힘을 키워 전쟁을 일으켰으니 당연지사겠지요.

원수를 갚거나 뜻을 이루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것을 <와신상담 臥薪嘗膽> 이라고 하는데요.

요 단어는 일상적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지요?

<오월동주>라는 단어도 들어는 봤는데 이 말이 오나라와 월나라의 이야기인지는 몰랐네요.

총 19개의 고사성어에 대해 그 유래를 알아보고 중국의 역사까지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고사성어는 단순히 삶의 지혜이기도 하지만 역사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네요.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역사가 전해주는 지혜와 교훈이 정말 중요하구나 싶었답니다.

울 아이들이 좋아하는 검정 고무신의 이우영 선생님의 만화라서 더 재미있게 읽었고, 고사성어에 담긴 유래를 읽어보면서 재미있게 고사성어에 접근해 볼 수 있었답니다.

고사성어를 알면 역사가 보이고, 역사를 알면 정치가 보인다!

이 문구를 책을 읽어보면 이해가 팍팍 되네요.

아이가 요 책보고 역사에도 흥미를 가졌으면 더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