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반 고흐전이나 바티칸 박물관전등 미술 전시를 몇번 다녀왔다.

물론 아이에겐 어려운 그림 이야기가 그리 재미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을테지만 도슨트 선생님의 그림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몰랐던 그림의 재미를 살짝 느끼게 되었다.

아이를 위해 다녔던 전시였는데 내가 더 즐기게 되더라는....

그래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을때 아이보다는 내가 더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딱딱한 서술형의 책이 아니라 <하나>라는 그림그리기 좋아하는 아이를 따라 따니면서 화가들을 만나게 된다는 설정도 책을 읽는데 속도를 붙게 했다.

왠지 상상을 하면서 읽을수 있어서 더 재미있던것 같다.

글을 읽다가 맘에 와닿는 구절을 만났을때도, 그림에 대한 색다른 관점을 알게 되었을때도 이 책은 그저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하나를 따라 다니다 보면 만날수 있는 화가들이다. 10명의 화가들을 통해 그들이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한것들을 알아갈수 있다.

눈에 익은 이름도 있고 처음 보는 이름도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더 알아가면 될듯...

 

얼마전 EBS의 다큐를 통해 재조명 되었던 바벨탑을 그린 브뤼헐을 만나는 것부터 하나의 여행은 시작된다. 함께 다큐를 봤기에 이 그림에 더 관심을 가졌다.

퍼즐을 맞추자 떠나게 된 여행...

브뤼헐은 바벨탑을 통해 인간의 오만함과 허영을 경고하려했을 것이다.

 

<그림은 사람의 생각을 전할수 있는 말과 같다. 그림이 언어의 역할을 할수 있다>

브뤼헐을 만난 하나가 얻은 이야기...

그림을 보다 보면 누구나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마련인데 그것은 화가가 그림을 통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리라.. 말로 설명을 하지는 않지만 그림이 화가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서 아이의 마음상태를 짐작해보는 미술 치료도 요즘 많지 않은가?

아이의 그림을 잘 들여다 봐야겠다. 아이가 그림을 통해 엄마인 내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야기 안에서 브뤼헐의 대표그림도 볼수 있고 이야기를 통해 브뤼헐도 만나 이야기도 듣고 이렇게 마지막에는 브뤼헐에 대한 설명까지 정리되어 있다. 10여페이지를 통해서 화가도 만나보고 화가가 살던 시대도 살짝 알수 있으니 나름 알찬 느낌이 든다.

 

이밖에도 자신이 생각한 아름다움을 그림에 담고, 복잡한 상징적 표현을 통해 종교적이고 우의적인 그림을 그린 브론치노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볼수 있다.

 

이 그림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초기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작가로 섬세한 묘사와 풍부한 영감, 색채와 조화를 이룬 시적 정서가 담긴 르네상스적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은 글도 글이지만 소개된 그림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유명한 작품도 있고 처음 보는 작품도 있지만 글을 읽으면서 화가가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걸 알고 그림을 다시 보면 안보이던 것도 보이게 된다.

그림은 화가의 또 다른 언어이니까...

하나와 함께 시간 여행을 하듯 10명의 화가를 만나다 보면 어느새 책의 끝자락에 와있다.

그림은 왠지 어렵고 배우지 않은 사람은 알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림을 보는 내 감정, 내 느낌도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전시를 보러 가면 그 곳에 적힌 글만 읽고 올것이 아니라, 오디오가 들려주는 이야기만 들을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본 아이의 느낌과 생각이 어떤지 물어봐야 겠다.

서양 미술의 거장들이 들려주는 예술가의 삶과 그림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나와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하나와 함께 라면 그림 이야기가 어렵지 않고 화가들을 직접 만나는 느낌도 들테니까...그리고 아이의 그림도 다시 보이게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