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이 단어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캘리그래피’라는 개념이 사실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었지만, 그냥 활자체가 아닌 글씨를 통해서 표현하는 예술영역이라는 정도.

그래서, 그것을 알고 싶어 선택했던 책이 이 책이다.

 

Calligraphy, 우리나라 용어로 ‘캘리그래피’, 혹은 ‘캘리그라피’ 등으로 쓰고 있고, 국어사전적 뜻은 ‘글씨나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좁게는 ‘서예(書藝)’를 이르고 넓게는 활자 이외의 모든 ‘서체(書體)’를 이른다.’라고 되어 있다.

 

다른 뜻으로는 ‘손으로 그린 그림 문자’, ‘의미전달의 수단이라는 문자의 본뜻을 떠나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등 순수 조형의 관점에서 보는 것’ 등의 의미가 있다.

 

결국 캘리그래피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손으로 글씨를 아름다운 형태로 쓰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나승인’님은 현직 국어선생님으로서 귀촌생활을 하고 계시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글들은 붓을 사용하여 쓰신 글들로 생각되는데 저자의 나름대로의 독특한 글자체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붓글은 생일이나 졸업을 맞은 아이에게 좋은 시 한편씩 써주면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글들 또한 에세이라고 보기보다는 한 편의 詩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소나무 숲에 가면

나무들 흔들림 없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맑은소리 고운 향기

숲 속에 가득하다“

- p. 31 -

 

누가 이야기해도 그냥 詩로서 느낌이 온다.

그리고, 이러한 시와 더불어 저자가 직접 붓으로 쓴 그림과 같은 ‘숲’이라는 글씨가 이 내용과 참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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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 책에는 캘러그래피 이미지 한 컷과 그를 탄생시킨 이야기들, 옆은 하늘색의 일러스트 한 컷 이렇게 3가지 내용물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각 페이지들을 장식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표현한 캘러그래피나 에세이, 아니지 시들은 나무와 꽃과 산들과 하늘을 아름답게 이야기해 주고 있어 저자가 느끼는 산촌생활의 여유로움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다.

 

나는 이렇게 저자처럼 시나 에세이를 짓는 능력도 못 가지고 있고, 글씨나 서예는 완전 거리가 멀어 흔히 ‘발로 글을 쓰면서도 그것마저도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쓰는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정도로 글씨도 잘 못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활자체로만 보아오던 글들이 저자의 캘리그래피 한 글자를 통해서 따뜻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생긴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한 줄 읽어보고, 캘리그래피 한 글자 보고, 진하지 않은 옅은 색깔의 이미지 한 컷이 마음의 편안함 마저 느끼게 해 준다면 바로 이것이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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