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변할 때 변하더라도.

사랑하자.

 

이번만은 안 변할수도 있다고 기대하면서...

 

-꽃보다 아름다워-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화려한 시절」,

「꽃보다 아름다워」,「고독」,「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등 많은 드라마를 창작했던 한국의 대표 드라마 작가인 ‘노희경’작가의 첫 에세이 집인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2008년)의 개정판이다.

 

* 2008년판 표지 이미지(네이버 책) 

 

이미 50줄로 접어든 작가이지만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데 뭘 주저하는지 안타까워하면서, 소년· 소녀시절과 같은 애틋한 감성으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외로움에 아파하지 말고 그들과 지금 바로 사랑을 나누어 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방황하며 지내왔던 지난날들에 대한 후회,

 

자신을 낳은 뒤 가난과 배고픔에 자신을 냉기 가득한 윗목에 놔두어 태어나지 않은 상태로 보내려 했다던 그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평생을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자들의 남자로 살아왔고,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보지 못했지만 늙고 병들어 자신에게 의탁해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넘은 그리움

 

등을 저자 자신이 썼던 드라마와 시인들의 詩와 영화 등에 대한 이야기들로 편집되어 빼곡하게 들어와 있다.

 

초췌한 벙어리 여인이 어린 딸을 옆에 세운 체로 목에 내 건 종이 위 글씨인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를 보고 각박한 세상을 원망하였지만,

지나가던 군인이 쥐어 준 백 원을 들고 허겁지겁 빵을 사와서,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통곡하던 여인의 애타는 마음을 그렸던

 

장진성 시인의 <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라는 詩와

 

찢어지게 가난하여 갓 태어난 어린 자식이 다시 저 세상으로 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던 어머니가 어느 날 잡채를 한 것을 보고 학교 후에 먹을 수 있도록 남겨두어 달라던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동네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후 자신에게 이야기해주었던 기억인

 

“뭐든 해서 한 번 먹었음 됐지, 뭘 두고두고 먹냐? 니가 한 번 먹음 나머진 남들도 줘야지!”

 

와 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노희경 작가가 어머니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가난해서 같이 살기도 힘들어 하는 가족도 이렇게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데, 지금 우리 옆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왜 사랑하지 않고 있는지?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무리 우리에게 줄 것이 없던 부모님이라도 살아계실 때 줄 수 있는 작은 사랑과 따뜻한 말 한마디 못했던 기억이 저자와 같이 40대, 50대, 60대가 되어도 애뜻하게 가슴속에 남게 되기에 우리 곁에 계실 때 맘껏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당연한 것일 것이고, 그 대상이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젊을 때 애인에게, 친구에게 혹은 내 주변의 누구에게든 마음 가득 담을 줄 수 있는 사랑을 무슨 이유로던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하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 하는 데 이유가 있을까?

더군다나 서로가 좋아한다면 왜 이유를 찾아야 할까?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랑 할 수 있음에도 사랑을 하지 않는 자는 정말 유죄인지도 모르겠다.

사랑, 에세이, 노희경, 방송작가, 드라마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