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1 : 44사이즈 =死死사이즈

J   젠장.
M   왜?
J   .....44가 안 맞 아. 나 죽어버릴 거야

대체 44사이즈의 열풍은 언제, 어디서, 누구로 부터 시작된 것일까?
또!! 마치 코르셋을 입혀 놓은 듯 새파래진 얼굴로 호흡곤란에 시달린 후에나 입을 수 있는 스키니 진은 도.대.체 누가 누굴 위해 만든 것일까? 스키니 진을 입으려고 다이어트는 물론이요, 부분 지방 흡입까지. 누구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내 지인 중에는 자신의 하체를 무리하게 스키니진에 밀어 넣다가 실신한 사람도 있다. 앰뷸런스에 실려 가던 그녀의 손에는 스키니진의 단추가 처량하게 쥐여있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쫄바지와 다를 바 없는 스키니 진. 죽을 4<死>자가 두 번이나 들어간 44이즈!
이 둘은 악마의 발견이며 악마의 발명품이다!! 라며, 목에 핏대 높여 44사이즈와 스키니 진의 악마성을 주장하는 나!!지만 과식을 한 다음날이면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이런 질문을 해댄다.

‘나 요즘 어때? 살찐 것 같지 않아? 제발 솔직히 말해줘!!’

만일 ‘예스’ 라는 대답을 한다면 그는 하루 종일 나에게 시달려야 할 것이다.
어디가? 어떻게? 정말? 부은 게 아닐까? 어쩌지? 설마, 자세히 다시 봐봐!
물론 답을 바라는 질문은 아니다. 전적으로 스스로를 위한 질문일 뿐이다.
그리곤 결국, 지친 당신에게 아닌 것 같아. 라는 대답을 들은 후 안도의 한 숨을 내 쉴 것이다. 그리고 말한다.

‘휴. 그렇지? 다행이야. 정말.’

하지만 J는 이러한 수준의 상황이 아니었다. 그녀는 직접 44 사이즈의 위기 사태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녀가 오늘 오후 갤러리아를 들어갔을 때 벌어진 일이란다. 시크하게 진열되어 있는 신상 스키니 진에 유혹되어 매장에 들어간 그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야말로 퍼팩트 하게 들어갔던 싸이즈의 바지가 꼭 죄어져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 끔찍한 상황을 마주했다. 믿을 수 없는 현상에 화장실로 달려가 억지로 그녀의 뱃 속을 비우고 오기도 하고 불량 싸이즈가 아니냐며 애꿎은 점원에게 따지기도 했지만 점원은 그저 그녀를 안타깝게만 바라볼 뿐이었다고 한다.
집에 돌아온 J는 마치 사형선고를 받는 것 같은 맘으로 체중계에 올라갔다고 한다. 2.5kg 증가!

사형선고 확정!!! 다이어트 확정!!!

이제부터 J는 요가에 제니칼 약. 식욕억제제 한약 까지. 어쩜 그녀가 원하는 원래의 몸무게를 되찾을 때까지 쫄,쫄. 굶을 지도 모른다. 갑작스레 J가 마지막에 한 ‘나 죽을거야’ 란 말이 생각난다. 그녀는 44사이즈로 인해 정신적인 공황과 더불어 위장의 공황도 경험해야 할 것이다. 어쩜 정말로 44사이즈는 그녀를 죽게 만들지도 모른다. 4 4 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러나 죽지 않고 살아서 스키니진을 입기 위해서는 뭐라도 먹긴 먹어야 한다. 아마도 우리는 여자들 모두가 44를 외치는 몹쓸 병에 걸린 젠장러니(젠장+아이러니=젠장!!!할 정도의 아이러니)한 세상에 살고 있는 불쌍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매 주 월요일 석간 신문 Cit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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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현 작가의 새로운 칙릭소설! <블링 블링>이 2008년 12월 18일 여러분께 다가옵니다.

' 잘난 남자는 여자친구가 있고, 완벽한 남자는 남자친구가 있는 세상'

'가장 블링블링한 남자를 사수하라!'

'<섹스앤더시티>보다 짜릿하고 <위기의 주부들>보다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