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상록수림은 최근 ‘사랑나무’로 불리는 연리지 동백나무로 유명해졌다. 
이 동백나무는 서로 다른 뿌리를 지니고 있지만 두 그루의 가지가 손이라도 잡은 듯 허공에서 맞닿아 이어진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손을 잡고 있는 듯하다고 마을에서는 이것을 사랑나무라 부르는데, 
이 사랑나무 밑을 손잡고 통과하는 연인은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다. 
TV나 신문에도 이곳의 사랑나무가 소개된 적이 있어 
외연도의 명물 하면 이제 ‘사랑나무’를 떠올릴 정도가 되었다.

해질 무렵도 아닌데, 오래된 숲은 저녁처럼 캄캄하다. 
나무마다 휘휘 틀어올린 가지와 나뭇잎 사이로 드러난 하늘에서는 
간간 신령한 기운의 빛줄기가 새어든다. 
당산숲이기도 한 외연도 상록수림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해 
후박나무와 팽나무, 식나무, 돈나무, 붉가시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상록활엽수가 자라고 있으며, 
거대한 크기와 높이를 자랑하는 팽나무도 볼 수가 있다. 
이곳의 상록수림은 남부지역에서만 분포하는 다양한 수종들로 구성된 상록수림으로서는 
거의 북방 한계선이나 다름없다. 
물론 백령도 같은 섬에도 약간의 상록수림이 분포하지만, 
여기처럼 다양하고 풍부한 수종이 이뤄낸 제대로 된 상록수림은 아니다.

외연도에는 10여 명 이상의 해녀가 있다. 
특이한 것은 이중의 대부분은 원정 해녀라는 점이다. 
원주민 해녀도 있긴 하지만, 이들 또한 과거 제주에서 원정 와 정착한 해녀가 대부분이다. 
외연도 원정해녀가 주로 물질을 하는 장소는 본섬 주변에 있는
횡견도, 오도, 황도(느레), 대청(멍물), 소청(청섬), 중청 등의 무인도다. 
해녀배는 단 한 대. 선창을 떠난 해녀배는 횡견도부터 소청까지 차례차례 해녀들을 부려 놓는다.

해녀배를 얻어 타고 바라본 외연도의 풍경은 보고만 있어도 눈물겨울 정도다. 
종종 가마우지떼가 그 아름다운 비경을 점령하기도 한다. 
혹자는 우리 땅이 좁아서 볼거리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이 과연 우리 땅 구석구석에 숨겨진 이 ‘보석 같은 풍경’을 제대로 만나보기는 했을까. 
단언컨대 우리 땅의 아름다운 진면목은 우리가 미처 만나지 못한 곳에 얼마든지 존재하고 있다.
마치 이제 막 안개를 벗어젖힌 외연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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