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기도를 통해 아내에 사라에게서 믿음의 아들 이삭을 낳았다. 그리고 그 이삭도 늦은 나이에 에서와 야곱을 낳았다. 장자에게 이어져오는 축복을 에서는 팥죽 한 그릇에 야곱에게 팔았다. 하나님이 주신 장자의 축복을 넙죽 팔아버린 에서와 잔꾀를 부린 야곱 모두 인간의 모습으로 볼 때 참으로 어리석다. 거기다 에서를 총애하는 이삭에게 자신이 에서인 양 속이고 두려워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간다. 야곱은 그 뒤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믿음으로 채우는 연단의 시간을 갖는다. 아내 라헬을 얻기 위해 라헬에게서 아들 요셉을 얻기 위해 무려 14년이나 고난을 받는다. 그뿐 아니다.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가 있는 땅으로 돌아오기까지는 6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가. 모두 하나님의 계획하신 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머리털 하나까지도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삭에서 야곱, 그리고 요셉으로 이어지는 열두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역사가 된다. 그리고 굴곡진 야곱의 인생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하나의 인생 표본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종종 사소한 일도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괜히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한다. 야곱과 요셉을 생각하면 정말 어리석은 마음이었다.
책에서는 야곱과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믿음의 크기와 깊이가 종종 비교되는데 이는 야곱의 이름으로 사는 모든 성도들에게 큰 거울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먼저 구한 아브라함과 하나님의 뜻이라는 걸 의지하고 포장해 결국 내 인간적인 욕심을 따라 행동한 야곱. 기도하지 않고 구하려 했고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할 상황에도 욕심을 부렸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기도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내와 자식에 대한 사랑도 공평하지 않았고 특정한 이를 사랑하니 다른 자녀들에게 요셉이 미움을 받는 게 당연하다.
장자의 자리에서 더욱 겸손하고 하나님께 순종해야 하는데 이삭과 야곱에게 처음부터 강한 믿음이 있었던 건 아니다. 모든 믿음이 그러하듯이,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나를 먼저 생각할 때 부서지고 깨어지는 것이다. ‘발꿈치를 잡은 자’ 혹은 ‘빼앗은 자’를 뜻하는 요셉의 믿음이 점점 변화하고 단단해져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과정은 정말 아름답고 숭고하다. 자녀들과 많은 부를 가지고 에서를 만나기 위한 여정도 그렇다. 환도뼈를 상하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는 야곱은 형과 함께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땅을 찾는다. 편안한 길을 찾았다면 에서와 함께 돌아갔을 텐데.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새로운 땅에서 자손들이 주의 제자가 되어 말씀을 전파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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