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른 사람 입장 되어보는 행사 중 장애인 편에서 체험해 보는 일로
아이들이 눈 가리개를 하거나 휠체어를 타보는 활동 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체험을 하고 난 아이들은 한결같이 불안했고 왠지 무서웠고 힘들고 답답했다 하더라고요.
그 느낌을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하는 장애인들은 어떨까 생각하고
우리는 장애인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작은 깨달음이 되었으리라 싶은데요,
책을 통해서도 그 마음을 나눠가질 수 있답니다.
<보이지 않는다면>... 이야기 마지막 장을 빼면 책 전체가 검고 흰 색깔뿐이에요.
볼 수 없는 사람의 세상을 대변해 주는 것 같죠.
제목만 봐선 시각 장애인 이야기인가? 싶지만
속표지에서 살짝 눈 가리개가 나오는 게 힌트입니다.
마지막에 가면 아이들이 한 아이의 눈 가리개를 끌러주는 장면도 있어요.
눈을 가린 아이는 집에서부터 어디론가 가고 있어요.
세상에~ 이 책을 보면서 비록 제가 눈을 가리지는 않았지만
이 아이를 따라가며 계단도 숫자 세어가며 가야 하는 걸 잊으면 안 되고
거리의 많은 소리와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며 간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와 담대함을 필요로 하는 일인가를 새삼 느꼈어요.
한 번씩 하얀 지팡이 짚고 다니시는 분을 길에서 지나치며 뵌 적이 있는데
정말 존경스럽게 느껴집니다.
텔레비전에서 시각 장애를 가진 어떤 분 이야기가 나왔을 때
걸려 넘어지는 게 많아 무릎 밑으로 멍 들고 성한 데가 없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아..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책 속의 이 아이도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부딪치면서
결국 '나는 도대체 어디쯤 있는 걸까요?' 하고 멘붕에 빠지고 말아요.
그 때 다른 아이들이 공원에 다 와 간다고 일러주는 말을 듣고
눈 가리고 있던 아이는 이렇게 말하지요.
"너무 무서워.
나 이제 그만할래."
그리고 눈 가리개를 벗어요.
우와~~~
아이는 두 손으로 눈 가리개를 끌르며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며 그새 검고 흰 색깔에 익숙해져서일까요?
마지막 장면은 평소에 우리가 보는 공원, 일상의 모습일 뿐인데
왜케 환상적이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예쁜 꿈속 나라, 신세계 같아 보일까요?
순간 제 속에서 터져 나온 말은 "참 감사하다..." 였어요.
볼 수 있다는 게, 그 자체만으로 참 감사하고 또 고맙더라고요.
그리고 선천적으로 또는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인이 되신 분들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아직 우리 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계셔서 아주 쬐끔은 알기에
같이 마음이 무겁고 한숨은 나옵니다.
게다가 막상 그 어떤 도움을 드리기가 조심스럽고 쉽지가 않더라고요.
어제보단 오늘이, 더불어 함께 살기 좋은 우리 나라가 되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같은책 다른리뷰 | 이 책에 대한 다른 리뷰도 읽어보세요.
보이지 않는다면
이전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