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척
우메다 슌사쿠 . 요시코 글. 그림 | 송영숙 번역 | 길벗어린이

모르는 척이라는 제목이 유독 눈에 띈다. 그리고 흑백으로 이루어진 삽화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과연 무슨 내용일까?
다름 아닌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의 입장이 아닌 방관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이다. 모르는 척 하는 방관자의 모습, 심리상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과 방관자가 왜 나쁜지에 대해 잘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야라가세 패거리에게 늘 괴롭힘을 당하는 돈짱. 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돈짱을 보면서 자신고 그런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워 돈짱을 돕지 못한다. 하지만 주인공 뿐 아니라 같은 반 친구 누구도 다 돕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사람이 아니라 돈짱을 괴롭히는 야라가세 패거리와 돈짱을 제외한 모두라고 할 수 있다.

돈짱을 그렇게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도둑질까지 해야했다. 그리고 주인공도 종종 야라가세 패거리에게 이용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용기가 없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돈짱을 돕지도 못한다. 

모르는 척 하는 것이 과연 잘한 행동일까?
절대 아니다.
누군가 괴롭힘을 당한다면 직접 나서서 구해주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서라도 도와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방관자들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두려워했다. 만약 모두가 하나가 되어 돈짱을 구했다면 돈짱은 그렇게 괴로워하며 까마귀를 괴롭히지도 않았을 것이며, 전학을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괴롭히는 가해자들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도와주지 못했다. 적어도 포장마차 아저씨같은 마음과 행동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나도 만약 주인공과 같은 입장이라면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구해줄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누군가 위험에 처했을 때, 모르는 척 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라는 교훈을 준다. 용기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바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바른 행동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무서운 세상에 바른 행동이 꼭 필요하다. 당하는 사람만 괴로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모르는 척 하는 방관자 역시 괴로운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