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찾기 전쟁

로버트 킴멜 스미스 글 | 남궁선하 그림 | 이승숙 옮김 | 푸른숲

 

<방을 돌려주세요, 지버아할!!!>

 

누구나 자신이 아끼는 소중한 것이 있다.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고, 어떤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어느 것이든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마음, 빼앗긴 것을 되찾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게서 먹던 사탕을 빼앗아 보아라! 아이들은 그 사탕을 돌려줄 때까지, 어쩌면 돌려받고 나서도 훌쩍훌쩍 울 것이다. 소중한 것을 빼앗기기 싫은 아이, 빼앗겨서 속상한 아이, 빼앗긴 것을 되찾아도 그 속상함이 남아있는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보아라. 그것은 비단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작은 돌멩이를 가지고 소중하다고 하는 아이에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면 핀잔을 준다면 그 아이는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의미가 될 수는 없다. 그렇게 때문에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을 빼앗거나 무시해버리는 것은 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며 상처를 주는 행동이다.

[내 방 찾기 전쟁]에서 피터의 기분이 그랬다.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한 느낌. 그래서 피터는 할아버지에게 빼앗긴 방을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인 것이다. 할아버지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할아버지의 소중한 물건을 숨긴다. 이에 질세라 할아버지도 피터를 공격한다. 피터와 할아버지는 그야말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다른 가족 몰래.

어쩌면 피터와 할아버지의 전쟁이 조금은 무모해 보이고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피터에게는 그것-전쟁-이 자신에게 익숙하고 소중한 것을 되찾으려는 간절한 몸부림이었다. 자신의 의견도 묻지 않고 어른들의 의사에 의해 결정된 일에 대해 속상해하면서 자신의 것을 찾으려 했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어린아이다운 것이었기에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우스워 보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피터는 할아버지를 미워했을까? 그것은 아니다. 피터의 마음속에는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최대한 할아버지를 슬프지 않게 하려는 피터의 착한 마음이 엿보여서 피터의 행동이 밉지만은 않았다. 피터는 결국 할아버지와 전쟁을 한 것이 아니다. 자기 방을 빼앗은, 자기 방에 대한, 자신의 소중한 것에 대한 결정권을 주지 않은 어른들에 대한 전쟁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알아야 한다.

피터와의 전쟁을 받아들이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화난 표정으로 피터의 행동을 장난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피터와 평화협정을 맺어 보려고도 노력했다. 처음에는 피터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피터와의 전쟁을 장난쯤으로 여기는 마음이 깔려있었다. 그러다 결국 할아버지도 피터에 맞서 전쟁이 임하게 된다. 그래서 둘 사이의 기발한 보물찾기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는 피터를, 피터는 할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해간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할아버지는 말했다. 전쟁이 오히려 즐거웠다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슬펐던 할아버지에게 피터와의 전쟁이 오히려 즐거움을 되찾아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 전쟁은 누구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작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터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이유를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전쟁 중간에 나타나는 할아버지와 피터의 심리를 이해하면서 읽는다면 더 즐겁게 공감하게 될 것이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강자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소중한 것을 무참히 빼앗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특히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에게...

내용도 참신하고, 삽화도 귀여운 이 책을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